러시아, 북한에도 손 벌렸다... 서방 제재 타격 컸나

美 국방부, 러-북 무기 거래 위해 접촉한 사실 확인
서방의 수출 규제로 러 물자난 심각해졌다는 분석 나와
북한은 대러 관계 유지가 이득... 거래 확대할 가능성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북한에 로켓과 포탄 등 무기 조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러시아가 서방의 수출 규제 및 제재로 군수 물자 보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방부는 6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북한에 탄약을 요청하기 위해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실행계획과 전투 지속능력에 대한 러시아의 인식을 보여준다"며 "국방부는 러시아에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 정보 당국은 새로 기밀 해제된 정보에서 러시아가 북한에서 수백만 발의 포탄과 로켓을 사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이를 최초 보도한 미 뉴욕타임스(NYT)는 정확한 무기나 수송 시기·규모 등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러시아가 앞으로 단거리 로켓과 포탄 외에도 추가적인 북한 군사 장비를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군수물자 수입에 나선 것은 서방의 대(對)러시아 수출 규제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증거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이달 초에도 이란에서 군사용 드론을 수입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클리프 쿱찬 유라시아 그룹 씽크탱크 의장은 "낮은 기술의 무기를 위해 외딴(outlier) 국가들에 눈을 돌릴 만큼 러시아가 고립된 상태임을 보여준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부연했다.

특히 북한의 기술 수준이 높지 않은 만큼 북한과의 접촉에서 러시아의 '절박한' 상황이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레더릭 케이건 미국기업연구소 씽크탱크 소속 군사전문가는 NYT에 "북한이 생산하는 152㎜ 포탄이나 소련식 로켓에는 첨단 기술이 들어가 있지 않다"며 "러시아가 북한에서 무기를 사는 유일한 이유는 전쟁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물자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러시아가 아직 군사적 위기에 처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월팅 영국 왕립합동 군사연구소 씽크탱크 연구원은 미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공급 부족이 아니어도 러시아가 군수품을 사들일 동기는 충분하다"며 "탄약 재고가 떨어지기 전 비축하기 위한 조치거나, 우크라이나가 확보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조치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를 거래할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등 북한의 군비 확장 억제를 위해 도입된 유엔 결의 사항을 위반하게 된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대변인은 "모든 유엔 제재 위반은 심각한 것이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이런 조치를 표류시키고 있다는 점이 특별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고명현 아산연구소 연구원은 NK뉴스에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외교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러시아에 상당한 부담이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북한은 러시아와 무기를 거래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 이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NYT는 북한이 세계적인 규제로 국제 무역에서 배제된 위치인 만큼 러시아와 거래가 성사돼도 잃을 것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쿱찬 유라시아 그룹 의장은 "북한은 중국에 과하게 의존했음을 인지하고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러시아와 관계 유지는 북한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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