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지난 3년간 악성임대인(집중관리 다주택채무자) 200여명이 약 7800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먹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임대인은 다주택자 중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3건 이상 대위변제했으나 연락이 두절되는 등 상환 의지조차 없는 임대인을 말한다. 피해자 대부분은 2030세대인 청년·사회초년생이었다.
1일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악성임대인은 총 203명(개인 179명, 법인 24명)으로, 이들이 일으킨 전세보증금 사고 규모는 7824억원(376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10대 1건(4억), 20대 788건(1601억), 30대 2019건(4204억), 40대 590건(1240억), 50대 229건(505억), 60∼90대 114건(249억), 법인 20건(21억)이었다.
청년·신혼부부·사회초년생이 몰려있는 2030세대가 집중적인 피해를 입었다. 이들의 합계 피해액은 5400억원에 달했다.
악성임대인 중 가장 많은 전세보증금을 먹튀한 사람은 이모씨로 286건, 581억 원의 사고를 발생시켰다. 다음으로 229건 533억 원의 정모씨, 221건 519억의 김모씨가 뒤를 이었다.
김학용 의원은 "HUG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은 임차인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전세보증금 가입률이 10%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거의 전 재산을 떼이고도 하소연도 못 하는 피해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세보증금 가입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HUG의 전세금보증 전 단계부터 심사에 이르기까지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 제도 개선 및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