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조슬기나특파원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 잭슨홀 연설에 이어 주요 경제지표도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3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Fed 당국자들의 매파 발언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기업 구인건수와 소비자신뢰지수 모두 시장 예상을 상회하면서 Fed의 통화긴축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미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120만 건으로 전월 대비 20만 건 증가했다. 이는 전월(1104만건)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1047만건)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점이 확인되면서 향후 Fed의 긴축에 더욱 힘을 실어준 셈이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소비 심리도 상승 전환했다. 미국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하는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3.2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4개월 만의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전제품, 자동차에 대한 확고한 구매 계획을 보여줬다"면서 "일자리 창출과 소비자신뢰지수 모두 예상을 상회하면서 가계 및 노동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잇따른 고강도 긴축에도 견조한 노동 및 가계 수요로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이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Fed의 3연속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웰스파고의 사라 하우스는 "Fed의 노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스코티아뱅크의 데릭 홀트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계속 지출하고 있고, Fed가 긴축 경로를 지속하라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9월 Fed가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ed 당국자들의 매파 발언도 이어졌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Fed의 초점이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라고 강조한 후, 경제 위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수준까지 금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짧은 기간 하고 방향을 바꿀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는 상당 시간이 지나야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역시 같은날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 범위로 낮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예상한 대로 빨리, 또는 고르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기침체 발생 리스크도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실제 침체에 빠져든다고 해도 2008년과 같은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또한 현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아 긴축 기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하고 있다는 분명한 지표가 나올 경우, 0.75%포인트 인상안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과도한 긴축이 경제성장 둔화,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9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70% 이상 반영 중이다.
높아진 긴축 경계감에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3.497%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투자자들은 오는 2일 공개되는 고용보고서 등을 대기하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