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기자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조단위 대어'로 꼽히는 컬리와 골프존카운티가 드디어 상장 1차 관문인 '상장예비심사'를 22일 오후 받는다. 한국거래소가 내건 조건을 갖춰 예비심사는 무난히 통과할 예정이다. 기업가치가 조단위에 이르는 만큼 최종 상장까지 무사히 완주하게 되면 급격히 위축된 기업공개(IPO) 시장에 온기가 돌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관련기사>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하고, 컬리와 골프존카운티의 상장 승인 심사를 할 예정이다. 컬리와 골프존카운티는 각각 지난 3월28일, 지난 4월22일에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통상 예비심사가 평균적으로 2개월 안팎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두 곳 모두 예비심사를 받기까지 오래 기다린 셈이다. 이는 거래소의 조건을 갖추기까지 시간이 필요해서다. 이에 따라 승인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컬리의 경우 심사의 걸림돌이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와 올해 상반기 실적 및 재무 현황을 거래소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무보유 확약서는 컬리의 FI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고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겠다는 약속을 담고있다.
거래소는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이 5.75%로 낮은 점을 고려해 FI들에 최소 18개월 이상 보유 지분을 팔지 않을 것과 20% 이상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겠다는 약정을 컬리에 요구해 왔다. 이는 창업자이자 현 경영자인 김 대표가 보유한 지분율이 극히 낮아 상장 이후 경영권에 불안 요인이 많아 일정 기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컬리의 지분 50% 이상은 대부분 외국계 FI가 보유하고 있다. 힐하우스캐피탈(11.89%)과 세콰이어캐피탈(10.19%), DST글로벌(10.17%), 아스펙스캐피탈(8.48%), 오일러캐피탈(6.73%) 등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상장 심사를 위해 FI들의 의무보유확약서를 받았고 관련 서류를 거래소에 제출한 상태로, 경영과 재무 상황 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심사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존카운티는 상반기 실적으로 영업이 지속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거래소의 판단이 작용해 예비심사까지 기간이 걸렸다. IB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는 골프존카운티가 위탁운영하는 골프장이 많아 영업의 지속성 여부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지 보기 위해 상반기 실적을 중심으로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실적이 잘 나왔고 상장 요건을 충족한 만큼 심사는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골프존카운티는 전국 18개의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10곳은 직영이고, 8개는 임차다. 홀 수로는 총 387홀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 1위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12억원이었던 골프존카운티의 영업이익은 2019년 381억원, 2020년 620억원, 2021년 1048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실적 역시 성장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오후 '상장 문턱'은 넘지만, 최종 상장까지 완주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컬리의 경우 몸값을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졌다. IB업계에선 컬리가 공모를 성사시키려면 목표 시가총액을 크게 낮춰야 한다고 말한다. 골프존카운티는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골프인프라투자가 최대주주고 골프존뉴딘홀딩스가 2대 주주다. MBK파트너스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골프존카운티가 최종 상장까지 완주하기 위해서는 '상장 전 대주주에 대한 폭탄배당'과 '과도한 구주매출 비중'을 자제해야 한다는 시각이 짙다.
다만 최종 상장하면 IPO 시장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첫째 주 기준 공모를 거친 상장 승인 기업은 코스피 3곳과 코스닥 27곳 등 모두 30곳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12곳(코스피 23곳과 코스닥 89곳)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철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기업은 현재 22곳이다. 상장 기업이 예년보다 감소한 것은 최근 증시 침체와 더불어 IPO 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4곳이 공모를 철회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