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뇨장애 설문 통해 수술 후 '소변 정체' 예측 가능'

분당서울대병원 김기동 교수팀
간단한 설문만으로 확인
불필요한 초음파·도뇨관 삽입 예방
환자, 의료진 편의성 개선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연구팀은 부인과 질환으로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배뇨장애 관련 설문(VAS)을 실시, 소변 정체를 예측하고 평가하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소변 정체는 방광이 가득 차 있음에도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는 질환이다. 아랫배가 불편한 느낌과 통증을 느끼게 되며, 배뇨장애는 방치할 경우 요로감염이나 장기적인 방광의 기능 저하를 불러올 수 있어 빠른 대처 및 치료가 중요하다.

수술 후 배뇨장애를 발견하기 위해 보통 초음파 혹은 도뇨관 삽입을 통해 잔뇨량을 측정한다. 하지만 이는 환자에게 불편함을 주고 의료진의 시간과 노력도 많이 들어간다.

이번 연구는 한 병동 간호사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환자가 시원하게 소변을 잘 보았다면 잔뇨량 측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가 실제 연구와 진료 프로세스 변경까지 이어졌다.

연구에서는 ‘소변을 얼마나 시원하게 보았는지’라는 간단한 평가를 통해 수술 후 배뇨장애를 감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양성 질환으로 산부인과 복강경 수술을 받은 9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배뇨 VAS 검사를 시행했다. 배뇨 VAS 검사는 불완전 배뇨(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한 상태)에서 완전한 배뇨(소변을 시원하게 본 상태)까지 범위를 0에서 100까지 척도로 환자의 주관에 의해 점수를 매기는 검사다.

연구 결과, 99명의 환자 중 27명이 1회 이상의 소변 정체가 발생했다. 특히 소변 정체가 발생한 환자들의 경우 배뇨 VAS 점수가 75.7점으로, 소변 정체가 발생하지 않은 환자의 점수 85.5점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점수를 바탕으로 소변 정체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간단한 설문을 통해 수술 후 배뇨장애를 스크리닝할 수 있게 됐다”며 “소변 정체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소변 정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에게는 방광초음파나 도뇨관 사용 잔뇨량 측정을 생략해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산부인과학저널(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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