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인턴기자
[아시아경제 김나연 인턴기자] 라인강을 비롯한 유럽의 주요 강이 바짝 메말라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기록적 폭염과 적은 강수량에 갈수록 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운송은 물론 경제 전 분야에 걸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연방수문학연구소(BFG)에 따르면 전날 기준 주요 수위 측정 지점인 독일 카우프에서 측정한 라인강 수위는 40㎝ 미만이었다. 며칠 내에 30㎝ 미만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40㎝는 운송회사들이 바지선을 운항하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수위로, 이미 라인강에서는 바지선 물동량이 크게 줄고 요금도 5배가량 급등한 상황이다.
바지선 운송이 완전히 중단되면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 경제 전반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전문가들은 2018년 당시 6개월간 운송이 중단될 경우 50억 유로(약 6조7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탈리아를 흐르는 포강도 유수량이 이미 평상시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프랑스에서 가장 긴 루아르강도 상황이 비슷하다.
프랑스 당국은 루아르강 보호를 위해 원자력발전소 냉각수 배출 시 강의 수온 등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데, 가뭄에 강 수위는 낮아지고 온도는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어서 냉각수 배출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냉각수 배출량을 줄이려면 전력생산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가디언은 급기야 당국이 최근 원전 일부에 대해 한시적으로 냉각수 추가 배출을 허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전력의 90%가량을 수력 발전에 의존하는 노르웨이도 저수지 수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면서 향후 전력 수출 감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두 달여간 강수량이 적고 가까운 미래에도 이렇다 할 비 예보가 없어 이번 가뭄이 수 세기만의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현재 115년 만인 기록적 폭우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은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 상황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연합연구센터(JRC)의 안드레아 토레티 연구원은 "아직 상황이 진행 중이어서 올해 가뭄을 완전히 분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지난 500년간 2018년 가뭄만한 경우는 없었는데, 올해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3개월간 건조한 상태가 지속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면서 효과적으로 피해를 완화할 대책이 없으면 유럽 전역에서 가뭄이 더 심하게 자주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나연 인턴기자 letter9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