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방문한 UN사무총장 '심각한 핵 위협 세계 각지로 급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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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6일 "심각한 핵 위협이 중동에서 한반도로, 그리고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각지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이날 교도통신과 NHK가 보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히로시마시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히로시마 원자폭탄 전몰자 77주년 위령식·평화기념식에 참석하고 헌화했다.

그는 "핵보유국이 핵전쟁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러시아의 핵 위협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핵보유국은 적의 핵 공격을 받지 않는 한 핵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선제 불사용'을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히로시마시에 원폭이 투하된 지 77주년을 맞아 열린 위령식·평화기념식에는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피폭자, 유족 등 약 3200명이 참석했다.

유엔 사무총장의 히로시마 방문은 12년 만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는 히로시마에서 일어난 일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피폭자의 유산은 절대로 소멸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국제사회에 핵무기 폐기를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히로시마를 지역구로 둔 기시다 총리는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의 기운이 후퇴한다고 하는 지금이야말로 참화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세계에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의 비핵 3원칙을 유지하겠다고 확인하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유지 강화를 호소했지만,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은 세계 유일의 전쟁 피폭국이면서도 NPT에 참여하지 않았고 올해 6월 열린 제1회 체결국 회의에 옵서버(참관국)로도 대표를 보내지 않아 원폭 피해자 등의 비판을 받았다.

이날 위령식에는 역대 최다인 98개국과 유럽연합(EU) 대표가 참석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는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참석자들은 히로시마에 원폭에 투하된 오전 8시 15분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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