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래기자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오구(誤球) 플레이’.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범할 수 있는 실수다. 최근 ‘장타여왕’ 윤이나(19)가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당시 오구 플레이를 한 사실을 뒤늦게 신고해 이슈가 됐다. 오구 플레이는 우승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치명적이다. 골프 규칙 15조 3b항에 따라 경기 도중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으면 2벌타가 부과된다. 그러나 그린을 떠날 때까지 바로잡지 않으면 실격이다.
오구 플레이는 주요 대회때마다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다만 대부분 선수들의 자진 신고로 해당 홀에서 벌타를 받거나 경기에서 실격 처리되는 수준에서 그쳤다.
정일미(50)와 안시현(38)은 2010년 8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캐나다오픈 1라운드에서 볼을 바꿔치는 오구 플레이로 실격당했다. 18번홀 두번째 샷에서 공이 바뀌었다. 라운드를 마치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했지만 이후 오구 플레이 사실을 알아채고 경기위원에게 사실을 말한 뒤 실격 처리됐다. 캐디가 "고의적으로 오구 플레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까지 했지만 LPGA투어 측은 고의성 논란을 일축했다.
박상현(39)과 김대현(34)도 2012년 10월 한국오픈에서 오구 플레이 해프닝을 일으켰다. 2라운드 1번홀에서 두번째 샷이 문제였다. 평소 비거리가 짧게 나간 박상현은 아무 생각 없이 덜 나간 공으로 플레이를 이어갔다. 김대현도 별 의심 없이 멀리 나간 공으로 샷을 날렸다. 두 선수는 그린에 올라가서 공이 바뀐 것을 알았고, 자신의 공을 갖고 두번째 샷 지점으로 돌아가 네번째 샷을 했다.
헌터 메이헌(미국)은 2014년 6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 US오픈에서 터무니 없는 실수로 땅을 쳤다. 2라운드 18번홀에서 일이 터졌다. 메이헌과 제이미 도널드슨(웨일스)은 타이틀리스트 ‘프로 V1’ 볼을 썼고 모두 번호 위에 비스듬히 직선을 그었다. 두번째 샷을 하고 그린에서 공을 집어든 뒤 상대방의 공으로 플레이를 한 것을 알아챘다. 메이헌은 2벌타를 받고 더블보기를 적어내 1타 차 ‘컷 오프’가 됐다.
디펜딩챔프 더스틴 존슨(미국)은 2019년 1월 ‘왕중왕전’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오구 플레이에 눈물을 흘렸다. 2라운드 4번홀에서 티 샷이 왼쪽으로 당겨지면서 공은 러프에 떨어졌다. 다행히 270야드 지점에서 공을 찾은 듯했고, 진행요원이 가리킨 지점에서 샷을 하고 나왔다. 그런데 자신의 볼이 아니었다. "진행요원이 마크를 했고, 테일러메이드 로고가 있어 내 볼인 줄 알았다"고 후회했다.
김세영(29)은 2020년 9월 메이저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쿼드러플 보기로 무너졌다. 13번홀에서 티 샷이 밀리며 아웃오브바운즈(OB) 쪽으로 향했다. 공을 하나 더 치고 나갔다. 두번째 샷 지점에서 나간 줄 알았던 첫번째 공이 살아있어 원구로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잠정구를 외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잠정구를 치겠다고 말하지 않으면 곧바로 나중에 친 공이 ‘인 플레이’ 볼이다. 오구 플레이 2벌타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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