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령기자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승리한 국민의힘이 '혁신'을 꺼내들었다. 나날이 바뀌는 환경에 맞추기 위해 국민의힘도 끊임없이 변화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집권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목표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당 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해진 의원이 제시한 '동일 지역구 국회의원 3선 초과 연임 금지'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지난 19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강력하게 다룰 것'이라는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번에 '동일 지역 3선 초과 연임 금지' 얘기할 때 당에서 얘기가 나오지는 않았나.
▲전화로 잘했다는 분도 있고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분도 있었다. 그런데 아직 구성이 안 나와 있다. 기본 원칙만 한 지역에서 세 번 연달아 당선되고, 12년 동안 국회의원 하게 되면 한 번 쉬는 게 낫다 그거만 나와 있다. 그게 언제 적용되는 것인지, 소급되는 것인지 아닌지, 다른 지역은 가도 되는지 등 구체적인 건 협의해서 구성을 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국회의원 되기 전에도, 되고 나서도, 보니까 어느 정당 할 것 없이 4~5선이 그 당 지도자들이다. 당이 잘 되고 못 되고는 4~5선이 리드를 제대로 하느냐 못 하느냐의 비중이 크다. 초·재선도 목소리 내지만 이슈에서 목소리 내는 차원이지 당을 이끌어가는 건 아니다. 그런데 현실은 4~5선이 초·재선보다 활동력이 더 떨어지는 거다. 당이 개혁해야 하면 개혁을 만들어내고, 집권여당으로 정부를 뒷받침할 역할이 있으면 앞장서는 등 초·재선이 못하는 걸 해야 하는데 현실은 오히려 더 존재감이 없고 뒤에서 지켜보는 4~5선으로 시간 보내는 분들이 태반이다. 한 지역에서 연달아 3선쯤 하면 진이 다 빠진다. 에너지가 고갈되고 열정도 그렇다. 4선 됐다고 초·재선보다 더 당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의회정치 선진화하고 성숙하게 만드는 이런 비전 갖고 하는 사람이 있었나. 그전에 이미 다 소진되는 거다. 국회의원은 다른 직업과 다르게 재충전이 안 된다. 대한민국 정당이 계속 업그레이드 하고, 국회가 업그레이드 하려면 그걸 이끌어가는 4선이 준비돼서 올라와야 되는데 관성적으로 그 자리에 있다가 4년하고 물러날 것 같으면 할 필요가 없다. 정부, 국회에도 도움 안 된다.
-이걸 제도적으로 해두면 4선 이상은 국회에 있기가 힘들어지는 게 아닌가.
▲제도 안 만들어도 4선은 별로 없다. 제도를 만들 경우 첫째는 3선 하고 재충전해서 다시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그만큼 정치에 사명감이 있는 분이 얼마나 될지 거기서 한 번 걸러질 거다. 정말 사명감 있고 , 4년 더 공부하고 절차탁마해서 '4선 되면 한번 제대로 된 당을 만들어보겠다', '국회를 제대로 한번 의회주의 살려보겠다' 이런 동기가 있는 분들은 또 기회가 올 것이다. 그렇게 준비된 1명만 와도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4년 동안 현역 떠났다가 복귀한 건데 확실히 다른가.
▲경험상 재선 말에 방전됐다. 회의가 들었다. 지역구에서는 '열심히 일했다', '성과 많았다' 등 좋은 평가를 했지만 지난 8년 동안 내가 뭘 했나, 정말 열심히 했는데,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 남는 게 없었다. 공천 되면 3선 될 것 같고 3선 되면 상임위원장도 하게 되고, 최고위원이나 원내대표 도전하게 되고 할 텐데 그러면 지난 8년하고 뭐가 달라지는가 싶었다. 그렇게 4년 또 소진하고 나면 그 뒤에 정치 계속 할 기력이 남아 있겠나.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다. 저는 그래도 준비된 사람이다. 대학교 3학년 때 정치하기로 결심하고, 국회의원 되기 전에 15년 동안 보좌관 생활을 현장에서 했다. 정치 동기도 분명하고, 하고자 하는 가치와 방향, 지향점, 구체적 미션 다 채워져 있었는데 8년 만에 고갈됐다.
-3선 초과 연임 금지를 혁신위에서 강력하게 다룰 건가.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토론이 없으니까 (다른 위원들) 생각들은 잘 모르겠는데 쉬운 일은 아닐 거다. 일단 혁신위 안에서 공감대 확보를 해야 되고, 확보가 되면 이제 다른 이해 당사자들하고도 대화를 통해 내용 구성에 따라서 또 동의할 수도 있고 한 거다.
대담= 최일권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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