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확산하면 정말 끝' 전파력 강한 '켄타우로스' 시민들 불안

해외 안갔는데 켄타우로스 확진
지역사회 전파 우려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만9196명을 기록한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아무래도 많이 불안하죠.", "이번에 코로나 다시 퍼지면, 정말 끝 아닌가요?"

'BA.2.75' (켄타우로스)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오면서 코로나19 재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켄타우로스는 지금까지 확인된 코로나19 바이러스 가운데 전파력이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BA.2.75 변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확진자는 인천에 거주하는 60대다. 지난 8일 증상이 나타나 1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 가능 기간에 국외 여행력이 없어, 국내에도 이미 지역사회에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확진자는 현재 경증으로 재택치료 중이며, 현재까지 동거인 1명과 지역사회 접촉자 3명 가운데 추가 확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BA.2의 또 다른 하위 변이인 켄타우로스는 지난 5월26일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인도(90건), 영국(11건), 미국(5건), 캐나다(4건), 인도네시아(3건), 뉴질랜드(2건), 호주(1건), 일본(1건), 네팔(1건), 터키(1건) 등 10개국 119건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이 변이가 이전 변이들과는 다르다는 의미에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이름을 따 '켄타우로스(Centaurus)'란 별칭을 붙였다.

이렇다 보니 다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감염 경험이 있다고 밝힌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한번 걸려보니 나도 힘들지만,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너무 피해를 준 것 같다"면서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면 이번에는 정말 힘들 것 같다. 정말 끝 아닌가"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30대 소상공인 최모씨는 "코로나로 인해 영업도 너무 힘들었고 가까스로 지금 매출 회복 등 살아나고 있는데, 이번에 다시 코로나가 확산하면 그냥 사업을 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식당업을 하는 5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재료값이며 물가도 너무 오르고, 코로나까지 또 겹치면 도저히 버틸 수 있는 힘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켄타우로스는 다른 변이보다 퍼지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민들의 불안감이 큰 이유는 켄타우로스의 전파력이다. 인도 과학산업연구협의회 산하 유전체 통합생물연구소(CSIR-IGIB)의 과학자 리피 투크랄은 이 변이가 인도에서 거리가 떨어진 여러 지역에서 확인됐고 다른 변이보다 퍼지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아칸소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 내 켄타우로스의 확산 속도는 BA.5 대비 3.24배에 이른다. 미국 의료센터인 메이요클리닉의 임상바이러스학 책임자매슈 빈니커는 "결론을 내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 "인도에서 전파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미국 의학연구기관 스크립스연구소의 에릭 토폴 소장은 BA.2.75에 대해 "BA.5보다 돌연변이가 8개가 더 많고 상당수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N-터미널에 위치해 우리가 지금 보는 것보다 면역 회피가 더 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특성으로 지난 7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는 BA.2.75를 '우려변이 세부계통'으로 분류했다. 이는 전파력이 강하거나 치명률이 높아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변이란 의미다.

한편 질병청은 "접촉자의 최종 노출일부터 14일간 추적검사를 하고 있으며, 감염경로에 대해 심층 조사 중"이라며 "BA.2.75 변이의 전파력 증가와 면역회피 가능성이 예측됨에 따라 국내 발생과 해외유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국내 발생 추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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