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희기자
오규민기자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오규민 기자]"외식 횟수 줄이고 밀키트로 여러 번 나눠 먹어야죠.", "옷·화장품 등 미용에 들어가는 비용부터 아껴야죠." 고금리에 고물가, 코로나19 확산세가 겹치면서 직장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13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회귀 가능성에 금리 인상 효과까지 겹치며 사람들이 현재 소비를 축소하고 있다. 외식을 자제하겠다는 김미희씨(33·가명)는 "물가 잡겠다고 금리를 계속 올리니 매달 갚아야 할 대출금 걱정부터 앞선다. 식비부터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희순씨(39·가명)는 "당장 신용대출 갚기도 빠듯한 상황인데 금리가 또 올랐다. 한 달 지출에서 대출금을 빼고 나면 생활비 60만원가량 남는다"면서 "가꾸고 꾸미는 데 돈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김문수씨(25·가명)는 여름 휴가를 앞두고 보디프로필을 찍으려고 헬스클럽을 찾았다가 홈트레이닝으로 유턴했다. 김씨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만~6만명대를 기록할 것 같은데, 또다시 영업시간 제한조치가 이뤄지면 오히려 손해를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현씨(37·가명)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논의로 휴가 계획을 국내로 바꿨다"며 "목적지를 제주도에서 가평으로 바꾸니 80만원 정도가 절약되더라"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점차 감소 추세였던 코로나19 재유행이 다시 발병할 가능성이 크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유행 상황 중대 변화 시 선별적·단계적 거리두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5일 만에 3만명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와 금리 상승이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가 1차적으로 소비행태를 바꾸는 데 기여했는데 금리인상과 코로나19 재확산 등도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게 만들었다"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기존 소비에서 얻을 수 있던 만족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월까지 소비심리지수가 100을 넘었지만 6월부터 100 이하로 수치가 내려간 것을 보면 소비 위축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연말까지 이런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가 위축되면 당연히 경제 상황도 나아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금리 인상 모두 소비활동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면서도 "물가를 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 일단 금리를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코로나19 재유행의 학습효과로 실제 소비는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오프라인, 자영업 등으로 가는 소비가 줄면서 이 부분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