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물가 7%대인데 월급은 그대로…'수입 파이프라인' 늘리는 직장인들

월급 외 부가 수익 올리기 위해 고심
블로그·유튜브 등 플랫폼 적극 활용
노하우 '콘텐츠화'로 광고 수익 올려

플랫폼 광고 수익 등 '수입 파이프라인'을 늘려 부가 수익을 내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역대급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입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부가 수익을 내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월급 말고도 부가 수익을 올리기 위한 통로를 더 만들어 전체 소득을 늘리고자 하는 것이다.

얼마 전 20대 직장인 A씨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 중개한 광고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인 '애드센스' 승인을 받았다. 애드센스 승인을 받기 위해선 구글 측이 제시하는 까다로운 콘텐츠 품질 요건을 채워야 하는데, A씨는 어렵사리 이 문턱을 넘었다.

그는 "블로그에 책을 정리해 올리거나, 영화 리뷰,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 후기 등을 올린다"며 "광고 수익이 100달러가 넘어가면 정산을 받을 수 있는데, 블로그 조회수가 높은 편이 아니라 (수익 창출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올해 월급은 그대로"라며 "딱 월 10만~20만원 정도 수익이 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보다 6.0% 올랐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들어 물가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다.

특히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크게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 구성돼 체감 물가와 연관이 높은 생활물가지수는 7.4% 상승했다. 1998년 11월(10.4%) 이후 가장 높은 오름폭이다.

이렇다 보니 물가 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국민고통지수도 올해 1분기 10.6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민고통지수란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로 국민의 경제적 고통 정도를 측정한 것으로, 높을수록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질이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4년차 블로거인 B씨에게 온 협찬 문의 쪽지들.사진=독자 제공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직장인들이 월급 이외의 부가 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N잡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애플리케이션(앱) 등 플랫폼을 통한 부업이 인기다. 중고거래 앱을 통해 쓰지 않는 물건을 팔거나 '파트타임'을 구하고, 희귀 식물을 키워 파는 식테크(식물+재테크)를 하기도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직무 지식이나 노하우를 콘텐츠로 제작한 뒤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블로그와 유튜브도 꾸준히 각광받는 N잡 유형이다.

4년차 블로거인 B씨(31)는 화장품 등 생필품부터 패션·여행·의료·문화생활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블로그 활동을 통해 마련한다. B씨는 "하루 평균 100여회, 전체 조회수는 28만건 정도인 작은 블로그를 운영 중이라며"며 "작게 운영하는 블로그인데도 성형외과, 여행 회사 등 업체로부터 연락이 정말 많이 온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그냥 맛집이나 카페 후기로 시작했다가 여가 생활을 공짜로 즐기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직장인들이 시간을 쪼개 부업을 나서는 현상에 대해 월급이 오르지 않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전부터 월급이 부족해 부업에 나서는 직장인들은 많았다"며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유튜브 등 수입을 낼 수 있는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쉽게 부업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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