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두부·채소로 벌크업' 비건 헬스인의 세계

채식주의 선호 늘면서 비건 헬스인도 생겨나
"밀단백, 두부 등 식물성 단백질로도 근육 생성 충분해"

채식에 대한 선호가 늘면서 비건 식단으로 몸을 키우는 이른바 '비건 헬스인'도 생겨났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여름철이 다가오면 무더위를 이겨낼 체력을 만들기 위해 혹은 보기 좋은 몸매를 완성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 다이어트,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닭가슴살 등 동물성 단백질을 떠올리곤 하지만, 식물성 단백질로도 충분히 근육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비건 헬스인'이다. 채식을 선호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달라진 풍경이다.

운동하는 이들이 닭가슴살을 먹는 이유는 단백질이 근육 생성에 효과적이라서다. 그러나 비건 헬스인들은 식물성 단백질만으로도 근육량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비건 식단을 고집하며 몸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베리(Berry)류, 바나나로 만든 단백질 쉐이크와 호박씨 오일을 곁들인 오이샐러드를 즐겨 먹는데, 75세의 나이에도 근육질을 자랑한다.

'비건 벌크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유튜버 단지앙은 영상을 통해 밀단백(밀에서 단백질만 분리해 만든 식품)과 두부, 버섯, 채소 등으로 이뤄진 근성장 식단을 자주 소개한다. 그는 완두콩과 두부를 넣어 들기름간장파스타를, 에다마메콩을 이용해 두유크림 덮밥을 만드는 등 다양한 비건 식단을 즐긴다. 콩단백 불고기를 넣어 만든 뚝배기 불고기와 매운 양념을 사용한 밀단백 볶음도 그가 애용하는 벌크업 식단이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 또한 자신이 채식으로 근육을 키운 장본인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콩에도 단백질이 많다. 씻은 대두콩을 끓이고 말린 뒤 가루로 만들어 두유에 타 마시면 빠르게 근육이 붙는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식물성 단백질 셰이크'인 셈이다. 이 대표는 "닭가슴살이나 고기와 같은 동물성 단백질은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이 많다"며 "지금은 과거와 달리 오히려 영양 과잉으로 질병이 생기는 시대다. 잘 짜여진 비건 식단만으로도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단백질을 모두 보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건 헬스인들은 채식 식단으로도 벌크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식물식을 실천하는 의료인 모임 '베지닥터'의 송무호 이사는 "동물성 단백질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같이 들어있기 때문에 단백질 흡수 시 몸에 해로운 것이 같이 들어와 혈액 순환이 잘 안 된다"며 "반면 식물성 단백질은 몸에 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근육에 필요한 단백질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로도 충분히 몸을 키울 수 있다"며 "현미밥, 콩, 두부 등 채식 식단만으로도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건 헬스인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겨냥한 '식물성 단백질'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우유의 대체재로 '얼티브 플랜트유'를 지난달 내놨다. 이 제품은 현미와 완두콩에 함유된 단백질을 CJ제일제당만의 배합기술로 배합해 우유 단백질과 유사한 필수 아미노산 8종을 함유했다. 유사나헬스사이언스코리아도 지난달 '액티브 프로틴 드링크 믹스'를 출시했다. 미래 단백질 공급원으로 각광받는 부평초분말과 이집트콩단백(병아리콩)을 주원료로 사용했고, 10여종의 비타민과 미네랄, 소화 효소 프로테아제 등을 함유했다. 또 지난 5월 출시된 정식품의 '베지밀 고단백 두유 검은콩'은 일반 두유에 비해 단백질 함량을 2배로 높인 제품으로 국산 검은콩을 사용했다.

비건인들이 애용하는 식물성 대체육이 소고기용 패티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다는 조사도 있다.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식물성 대체육 15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식물성 대체육의 단백질 함량은 평균적으로 같은 양의 소고기 패티보다 높았다고 발표했다. 포화지방 및 나트륨 함량은 상대적으로 낮거나 비슷했다. 식물성 대체육은 콩단백질을 활용해 모양과 식감을 실제 육류와 유사하게 만든 두류가공품이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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