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UP, 현장에서]운동에 심리 치유까지…승마 '국민 스포츠' 되는 날

스티븐승마클럽 가보니…가족 단위 승마 활성
말과 사람 교감하는 이색 스포츠
1인당 GDP 3만달러 시대 승마 대중화로
마사회, 전국민 말타기 '앞장'

박소운 스티븐승마클럽 원장이 회원들에게 승마 기초를 가르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천=김혜원 기자] 지난 24일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스티븐승마클럽에 들어서니 아빠와 엄마와 아들이 함께 승마를 배우는 모습이 낯설게 다가왔다. ‘승마가 이 정도로 대중 스포츠였나’하는 생각도 잠시, 박윤경 대표의 설명이 이어진다. 박 대표는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달러 시대에 골프가 국민 스포츠로 발전했듯이, 3만달러 시대에는 승마가 그 위상을 이어받았으면 한다"면서 "승마는 살아 있는 말과의 교감을 통해 운동적인 효과는 물론, 심리 치유에도 탁월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말했다. 생명이 있는 말과 사람이 교감하는 이색 스포츠인 승마는 신체의 평형성과 유연성을 길러주는 전신운동이다. 45분 동안 말을 타면 조깅 2시간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회성과 리더십을 키우는 데도 주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력 15년의 스티븐승마클럽이 빠른 시간 내 유소년 승마시설과 승마 조련시설로 자리를 잡은 것은 기초를 중시하는 박소운 원장의 철학 덕분이다.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승마 유학을 갔던 박 원장은 86서울아시안게임 종합마술 부문 은메달리스트이자, 88서울올림픽 국가대표 단체 7위의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인물이다. 그가 유소년 승마에 집중하는 이유는 유소년 시절부터 기본기를 잘 배우는 훈련이 가장 중요하며 우리나라가 국제 수준으로 승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유소년 승마가 성장의 디딤돌이 돼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한국이 승마 대중화에 눈을 뜬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과거에도 엘리트 중심의 승마는 있었지만 승마가 산업으로 인식되고 본격적인 승마 대중화가 추진된 것은 10여년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난 10여년 동안 승마산업 기반 확충을 위해 노력한 결과 현재 수요 대비 전체 말 사육 두수와 승마시설 등 하드웨어는 어느 정도 구축했다. 그러나 전체 말 두수 중 승용마의 비율, 승마시설의 규모나 접근·이용 편의성 등은 아직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정기 승마 인구 1명당 말 두수 비율은 0.6두로, 영국(4.8두) 프랑스(4.8두)에 한참 뒤진다.

하지만 역으로 승마를 필두로 한 말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무한하다. 현재 경마 중심의 우리나라 말산업의 국민 경제 기여 효과는 0.16%(3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말산업 선진국인 영국 0.35%(12조9000억원), 프랑스 0.52%(17조4000억원), 미국 0.59%(156조원), 일본 0.81%(42조9000억원) 등과 비교하면 승마 저변 확산의 여지가 많은 편이다. 한국은 2011년 말산업 육성을 통한 농어촌 경제 활성화와 국민의 여가 선용 등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제정된 ‘말산업 육성법’을 근거로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해 승마 대중화 사업을 시작했다.

코로나19에도 우리나라 정기 승마 인구는 꾸준히 증가세다. 코로나19로 경마가 주춤하면서 말산업 전체 규모가 60% 쪼그라들었지만 승마 인구와 시설, 사업체는 오히려 늘었다. 2021년 기준 정기 승마 인구는 4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6600명이 증가했다.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국민 스포츠로의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도 민간, 엘리트 승마 중심 또는 정부 주도로 생활승마가 활성화되며 경마와 승마가 균형 있게 발전했다.

한국경마 100년을 맞은 한국마사회는 경마 시행 외에도 국내 유일의 말산업 전담기관으로서 승마산업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주 퇴역마나 부상마를 비용과 정성을 들여 순치해 승용마로 전환하고 청소년 대상 승마 체험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전국민 말타기 운동을 통한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올해 20개교, 989명을 대상으로 승마 정규 체육 교과 과정 도입을 추진하고 장애 치유를 위한 재활승마 활성화도 지원하고 있다. 이천=김혜원 기자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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