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거부하기 힘든 제안…브릭스 '우주' 협력

위성 499개 보유한 중국, 브릭스 회원국 위성 관측 정보 공유
브릭스 우주 협력 공동위원회 출범…中 정치적 신뢰 강화 수단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브릭스(BRICS,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 의장국인 중국이 '제14차 브릭스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 간 우주 협력 세부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공개는 브릭스가 경제협력을 넘어 최첨단 과학 분야로까지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신화통신 캡처

환구시보는 브릭스 각국이 보유한 위성을 통해 얻은 우주 관측 데이터를 회원국 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면서 2022년은 브릭스 회원국 우주 협력 원년의 해가 될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브릭스 우주 협력은 지난 2015년 중국 국가항청국(CNSA)이 브릭스 각국 우주국에 제안했으며, 지난해 8월 각국 우주국은 우주 협력에 대한 협약식을 가진 바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인 지난달 말 '브릭스 우주협력 공동위원회'가 공식 출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브릭스 우주 협력의 핵심은 위성 관측 데이터 공유다. 중국은 자국 '가오펑-6'위성 및 '쯔위안-Ⅲ 02' 2개 위성이 관측한 데이터를 공유하고, 브라질(CBERS-4 위성), 러시아(Kanopus-V 위성), 인도(Resourcesat-2, Resourcesat-2A 위성)도 자국이 보유한 위성을 통해 얻은 우주 정보를 제공한다. 6개 위성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5개국 지상 기지국으로 전송, 각국이 위성 자료를 분석하게 된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장커젠 CNSA 최고 책임자는 "브릭스 회원국 우주 관련 기관 간 협력은 기후변화, 재난 및 구호, 수자원 등 환경보호, 식량안보와 같은 글로벌 문제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주 협력은 회원국 간 경제 및 사회 발전에 더 높은 협력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기준 중국이 보유한 위성은 모두 499개다. 러시아 169개, 인도 61개, 브라질 13개, 남아프리카공화국 3개 등 브릭스 회원국이 운용 중인 위성은 모두 745개다.

사진=CNSA 캡처

환구시보는 CNSA 측의 설명을 인용, 위성 데이터 공유라는 1단계 우주 협력에 이어 각 회원국의 우주 개발 계획에 따라 보다 세밀하고 조율된 2단계 우주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주협력은 각국의 정치적 상호 신뢰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브릭스 회원국은 미국 등 서구 진영의 지속적인 탄압과 견제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주 협력은 회원국 간 정치적 상호 신뢰 강화는 물론 회원국의 우주 거버넌스 참여에 기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우주 협력을 브릭스 회원국의 결속을 다지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전날 밤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 기조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위기가 다시 한번 인류에 경종을 울렸다"면서 "전 세계적 위기와 도전 그리고 회복을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제재는 부메랑이자 양날의 칼"이라며 "제재는 결국 자신의 이익까지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서방 진영의 러시아 제재와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언급이다. 시 주석은 또 "브릭스는 경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위한 중요한 협력 플랫폼"이라며 "비즈니스 포럼은 브릭스의 효과적인 협력을 이끄는 역동적인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브릭스는 신흥 경제국이 글로벌 성장의 엔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설립됐다"면서 "전 세계가 포스트 코로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브릭스 국가들의 역할이 앞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