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최악의 경제위기로 식품·연료 등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스리랑카가 공무원에게 농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매주 하루씩 유급 휴일을 주기로 했다.
최근 CNN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 정보부는 "식량난의 해결책으로 공무원들이 농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근무일 중 하루의 휴가를 더 주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 항만, 전력, 수도 부문 등 필수 서비스 종사자는 주 4일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조치가 농산물 생산을 늘리는 한편 연료 부족으로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는 공무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리랑카 공무원은 최대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 4일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공무원들 대다수가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다 토지를 소유하고 있지 않아 직접 경작에 나설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앞서 스리랑카는 외화보유액이 사실상 바닥을 드러내면서 지난 4월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정권 퇴진 요구 시위가 발생하면서 정치·사회적 혼란도 겪고 있다. 지난 5월엔 시위가 발생해 9명 이상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리랑카인들은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CNN은 "(스리랑카인들이) 음식과 가스와 같은 기본적인 생필품을 사기 위해 매일 줄을 서고 있다"며 "상점들도 냉장고, 에어컨, 선풍기를 돌릴 수 없어 문을 닫아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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