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윤자민기자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완료됐다.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12곳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민주당은 경기도지사와 광주·전남·전북, 제주 등 5곳만을 가져가면서 참패했다는 분석이다. 광주와 호남은 ‘민주당 텃밭’을 굳건히 했지만 광주지역 투표율이 30%대로 전국 최저를 기록하면서 텃밭에서 조차 민주당에 소리 없는 심판을 했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은 정당의 숙제로 뒤로하고 지역 화제의 당선인을 살펴본다.
▲20대 광역의원 첫 탄생 ‘이명노 당선인’
광주에서 처음으로 20대 시의원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이명노 당선인.
이 당선인은 광주시의원 서구 3선거구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1만4454표를 득표하면서 송형일 현역 시의원 무소속 후보를 제치고 최연소 시의원 당선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후보 당선 전 최연소 시의원은 제1회 지방선거에 당선된 임형진 의원으로 당시 36세다.
지난해까지 전남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이 당선인은 지난 20대 대선 '총괄 유세단장'을 맡는 등 어리지만 잔뼈가 굵은 기대되는 젊은 정치인으로 통한다.
20대 대선 당시 개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방송을 지켜보면서 민주당의 패배에 남몰래 눈물을 흘릴 정도로 열정 또한 가득하다.
이 후보는 이 시의원이 됐을 때 가장 먼저 주민들에 직접 닿는 정치를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젊음과 패기를 앞세워, 거기에 예의와 열정을 담아 주민들에게 다가가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이제까지 말로만 약속하고, 당선만 되면 나 몰라라 하는 일부 정치인들과 달리, 때 묻지 않은 깨끗함과 올곧게 배워온 경험을 살려 광주의 새로운 내일을 만들겠다”며 “정치는 수치가 아닌 가치다. 삶에 체감되지 않는 복잡한 지표와 통계가 아닌, 내 삶을 바꾸는 정치, 내게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름대로 된’ 전국 최다선 의원 강필구 당선인
강필구 당선인은 영광군의원 9선에 성공했다. 4명을 선출하는 영광군가선거구에서 3507표를 득표해 2위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재갑 안동시의원 당선인과 함께 전국 최다선인 9선 성공을 기록했다. 강 당선인은 지난 1991년 지방의회 개원부터 한 지역구에서만 활동했다.
일반적으로 군의원 몇 번 거치면 도의원으로 출마하고 또 군수로 출마하는 길을 걷곤 하지만 강 당선인은 한길만 걸었다.
8선을 역임하는 동안 영광군의회 의장을 3차례, 전라남도시군의회의장회 회장,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강 당선인은 "이름대로 '필'히 '구'선을 해 지역에 봉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소속 장기집권 저지’ 김한종 장성군수 당선인
김한종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전남 장성군수에 출마했다. 통상 민주당의 힘이 센 전남지역이지만 장성은 유두석 현 군수와 부인이 무소속으로 합산 4선 단체장을 역임하면서 쉽지 않은 싸움인 듯 했다.
하지만 결국 김 당선인은 1만3967표를 얻어 유 후보(1만1881표)를 꺾고 장성군정을 이끌게 됐다.
3선 전남도의원을 지낸 김 당선인은 지난 2007년 장성군수 도전에 이은 재수생이다. 2006년 선거에서 당선된 유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자 이듬해인 2007년 재선거에 나섰지만 유 군수의 아내인 이청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후 2014년 유 군수가 다시 군청에 입성하면서 연임에 성공, 무소속 강세지역으로 분류됐다.
김 당선인은 전남도의회 의장과 제7대 전남도의회 예산결산위원장, 제9대 전남도의회 농수산환경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에는 전남도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그는 “전남의 관문인 장성군의 위상에 걸맞은 도로·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성의 정체성과 가치가 담긴 문화와 음식을 특화해 전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동률 이뤄 연장자로 결정’ 김강정 당선인
김강정 당선인은 4명의 나주시의원을 뽑는 나주시마선거구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 개표 결과 1476표를 얻었는데 같은 당 소속 김명선 후보와 동률이었다.
선관위는 재검표를 했지만 또다시 동점표가 나왔고 두 후보를 불러 상황을 설명,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연장자인 김 당선인을 앞 순위자로 결정해 4위에 올랐다.
김명선 후보는 5위로 고배를 마셨다. 김 당선인은 60세, 김명선 후보는 44세다.
김 당선인은 나주시의 고질적 민원인 악취 등 생활 속 민원해결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퇴비공장 등을 살펴보면서 악취 발생 요인 파악에 힘쓰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12년 전교조 독주체제 마침표’ 이정선 당선인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 당선인이 광주지역 전교조 독주체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당선인은 지난 광주시교육감 선거에서 석패한 후 이번에 다시 출마해 34.91%(15만4068표)로 2위 박혜자 후보(22.72%)를 비롯, 정성홍·이정재·강동완 후보를 누르고 4년 동안 광주교육을 책임지게 됐다.
지난 2010년부터 장휘국 교육감이 3선을 내리 연임하면서 광주는 전교조 전성시대로 통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정성홍 전교조 출신 후보가 낙선, 이 당선인이 당선되면서 그 독주시대에 제동을 걸었다.
그동안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떨어졌다는 각종 통계가 나왔고 실력광주를 표방한 광주교육이 시들해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전교조 출신 정성홍·김선호 후보가 단일화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당선인은 1959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순천 매산고를 졸업, 한양대 교육학과 학사와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미국 럿거스 뉴저지주립대학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 1996년부터 광주교육대학교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김대중 정부 농어촌교육발전위원회 위원과 노무현 정부 교육혁신위원회 자문 위원으로 활동했다.
광주교대에서 학생들이 뽑은 '아빠같은 교수 1위'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도 지냈다.
교수 재직 중 아반떼 차량을 타고 다니며 아낀 돈을 장학금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부하면서 '아반떼 교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