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기자
아파트에서 '쌈채소'를 직접 재배해 먹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LG전자가 내놓은 식물생활가전 '틔운 미니'를 직접 사용해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물만 주면 잘 자란다는 스투키도 죽여본 기자로서는 도전에 가까운 일이었다.
결과는 한마디로 대성공이었다. 물과 영양제만 주고 LED 조명만 켜주면 "알아서 키워준다"는 입소문은 사실로 증명됐다. 세련된 디자인과 밝은 조명으로 인테리어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틔운 미니'는 어려운 고민 없이 누구나 쉽게 식물을 키우는 즐거움을 주고자 만들어진 제품이다. 기존 틔운에 비해 작고 가벼워 1인이나 2인 가구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지난 3월 사전 판매물량 1000대가 조기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기자는 틔운 미니로 '청치마상추'를 직접 재배해보기로 했다. 사용법은 간단했다. 포장박스에서 제품을 꺼내 전원을 연결하고 물과 영양제를 넣은 뒤 씨앗키트만 올려주니 준비는 끝났다. 이후 선택한 식물에 따라 5주(청치마상추·쌈추)나 8주(메리골드 등) 동안 지켜보기만 하면 됐다.
스마트홈 앱인 'LG씽큐' 앱과 연동하니 든든한 마음이 생겼다. 앱에서 물 수위나 온도가 식물이 잘 자라는 환경에 적합한지 수시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LED 조명이 켜져 있는 시간이나 조명의 밝기 등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설치하고 3일이 지나자 정말 파릇파릇한 싹이 올라왔다. 제품 설명서에 쓰여진 대로 싹이 많이 나서 싱싱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싹을 솎아냈다. 다시 몇일이 지나자 스마트홈 앱인 'LG씽큐앱'으로 알림이 왔다. 물탱크를 청소하고 식물영양제를 넣으라는 안내였다. 청소는 쉬웠다. 물탱크를 분리해 씻어주고 다시 원래대로 씨앗키트를 올리면 됐다.
가장 편리했던 기능은 물을 주는 부분이다. 씨앗키트 사이 물 길을 따라 물을 넣어주면 되는데 기계 내부에 위치한 부표가 본체와 평형을 이룰때까지 넣어주기만 하면 됐다. 물을 언제 얼마나 넣으면 되는지 기억할 필요도 없었다. 물이 부족해지면 LED 조명이 깜빡거리며 물을 보충해달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4~5주를 반복하니 작은 싹에 불과했던 청치마상추가 어느 새 작은 숲을 이뤘다. 집에서 고기를 구워 직접 재배한 청치마상추를 맛보니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싱싱하고 맛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 '플랜테리어(플랜트+인테리어)’ 효과도 느낄 수 있었다. 아파트에서도 식물을 쉽게 재배할 수 있으니 쳐다보고 있으면 기분 전환이 되는 느낌이었다. 맘카페 등에서 봤던 관상용 혹은 아이들 교육용으로 이용하기 좋다는 평이 이해가 갔다.
단점도 있었다. 틔운 미니는 현재 재배 가능한 씨앗키트가 6종에 불과하다. 일회용인 씨앗키트의 가격이 2만2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다소 비싸다는 생각도 들었다.
틔운 미니를 둘 위치가 한정적인 점도 다소 아쉬운 면이 있었다. 하루에 평균 14시간 이상 밝은 LED 조명을 켜둬야 하기 때문에 침실이나 개인방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거실 한켠이나 어두운 복도가 적합해보였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