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예은기자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견되는 희소 감염병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유럽과 미국 등에서 발견되면서 지역사회 확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 4명이 추가로 발견돼 추적조사에 들어갔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감염자 중 3명은 런던, 1명은 잉글랜드 북동부에 거주하는 주민이며 이들은 모두 게이이거나 양성애자, 동성과 성관계를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첫 확진자는 지난달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최근 귀국했다. 나이지리아는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엔데믹)으로 자리 잡은 국가다. 이 확진자가 현지에서 어떻게 바이러스에 접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포르투갈에서도 원숭이두창 확진자 5명이 나왔고, 의심증상자도 15명에 달한다. 포르투갈 보건부는 확진·의심 사례와 관련해 "영국에서도 '궤양성 병변' 증상을 보인 사례가 있었다며 "유럽 각 기관과 함께 전국적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도 마드리드주에서만 의심증상자 23명이 발생했다. 스페인 당국은 "일반적으로 원숭이두창은 호흡기로 전파되지만, 현재 의심 사례 23건은 성 접촉 중 점액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도 캐나다를 방문한 남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실이 이날 확인됐다. 캐나다 보건당국도 의심환자 13명 이상을 관찰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천연두와 비슷한 증상이 실험실 원숭이에서 발견돼 이러한 이름이 붙었으며, 주로 아프리카 중·서부에서 발견된다.
1958년 원숭이 연구자들에 의해 처음 그 존재가 밝혀졌으며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첫 사람 감염 사례가 확인된 후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 콩고와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꾸준히 보고됐다.
다소 증세가 경미한 '서아프리카형'의 치명률은 약 1%, 중증 진행 확률이 높은 '콩코분지형'의 치사율은 10%다. 최근 유럽에서 발견된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형으로 파악되고 있다.
잠복기는 보통 1~2주이며, 이후 발열과 두통, 근육통, 요통, 오한, 권태감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수포와 딱지가 피부에 생긴다. 병변이 얼굴과 생식기 등 몸 전체로 번지는 경우도 많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