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목소리' '청소년 노동권' '지역 사랑'…지방선거 첫 출마 10대 후보 공약 눈길

피선거권 만 18세 낮춘 후 첫 지방선거 관심
전국서 7명 출마…정치 구호 대신 생활 공약

제8회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10대 후보자 노서진, 신은진, 김경주 후보(왼쪽부터)/사진=노서진, 신은진, 김경주 후보자 제공

[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는 10대 출마자들이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2월 총선·지방선거 피선거권 연령 기준을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개정 공직선거법이 적용된 첫 선거이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10대 출마자는 7명이다. 아시아경제는 노서진(정의당 서울 광역의원비례대표), 신은진(진보당 경기 광역의원비례대표), 김경주(더불어민주당 경북 경주시 다선거구 시의회의원) 등 3명의 10대 후보를 만나 공약과 포부를 들어봤다.

4년 차 정치인 노서진... "학교 밖 청소년 목소리 듣고 기후위기 대응하는 서울 만들겠다"

정의당 중앙당사에서 노서진 정의당 후보가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2002년 6월생인 노서진 정의당 후보는 10대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이미 4년의 정치 경력을 갖춘 인물이다. 2018년 정의당에 입당, 청소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동해 왔다. 노 후보는 "우연히 여자 중·고등학교의 교훈을 본 적 있는데, '순결', '아름답다', '참하다' 같은 구시대적인 내용이 대다수였다. 강원도 내 중·고등학교 교훈 전수 조사 사업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하고 실제로 개정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문제나 잘못된 것들을 변화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서울을 만들고 싶어 한다. 그는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이용 확대 정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노 후보는 "상당수 청소년들은 기후 위기로 내 미래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며 "청소년 무상 교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공공자전거와 대중교통간 환승제도를 통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외면받았던 학교 밖 청소년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 후보는 "지금까지 서울시 의회의 청소년 정책은 학교에 다니는 재학생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시가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학교 밖 청소년들을 이야기하는 시의원이 될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청소년 자립 지원 조례'도 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차별 넘는 10대 정치' 내건 신은진…"현장 실습생 더 이상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는 사회 돼야"

성남의 한 카페에서 신은진 진보당 후보가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2003년 2월생으로 만 19세인 신은진 진보당 후보는 '차별을 넘는 10대 정치'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경기도 의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며 특성화고를 나온 그는 현장실습생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노종조합 활동에 참여해 왔다. 그가 의회 정치에 도전한 계기는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시 요트선착장에서 현장실습 중 사망한 동갑내기 홍정운씨 사건이다. 신 후보는 " 매년 현장 실습생들의 산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안전 대책이나 관리 감독 문제는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며 "노동조합 활동만으로 문제를 포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치의 역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노동자라는 존재 덕분에 사회가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노동의 가치가 우선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직접 정치에 뛰어들었다. 신 후보는 "청소년 노동자 당사자로서 특성화고의 현실을 직접 말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의 특성화고에는 '현장 실습 중 본인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는 본인이 책임진다'라는 학칙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학교와 기업이 져야 할 현장 실습 사고 책임을 학생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신 후보는 "현장 실습생들이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현장 실습 운영과 예산 확대 등을 담은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 지원 조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특성화고, 여성, 다문화, 고졸 노동자 출신으로서 차별을 뛰어넘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경주 사랑' 외친 김경주... "거대담론보다 주변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겠다"

김경주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김경주 후보자 제공

2003년 9월생으로 세 후보 중 가장 어린 김경주 후보는 자신이 나고 자란 경주 지역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그는 기성 정치인과는 차별화된 청년 정치인이라는 점이 자신의 강점이자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주변에 있는 청년들이 경주를 떠나기보다 경주를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특히 "선거에서 이미 많은 경력을 가진 분들을 뽑아봤고 실패를 해봤다.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항상 지적돼왔던 문제는 청렴성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해관계에 얽혀 있지 않고 지역사회에 애정을 가진 청년 정치인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김 후보는 지역의 거대 담론보다는 주변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경주 동천동의 '윗동천길"이라는 마을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였다. 개발에서 소외된 이 지역에 도시가스를 끌어들여 주민 불편을 해결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김 후보는 "지역주의나 불균형 발전 등의 거대 담론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려면 작은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주라는 작은 도시의 작은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상향식으로 다른 도시의 지역주의 불균형 개발 문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취재부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