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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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따른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검수완박 법안 가운데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찬성 172명, 반대 3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거친 충돌이 일어났다.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과 박병석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법안 표결을 강행한다고 항의하며 국회의장실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박 의장의 본회의장 입장을 막기 위해 의장실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시작에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검찰청법 표결 이후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박 의장을 거칠게 비난했다. 배 의원은 박 의장에 대한 인사를 생략하고 "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겁니까"라며 삿대질을 했다.
그는 "저희가 제발 멈추시라고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으로 저희를 걷어차며 용맹하게 이 국회의장석으로 올라오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대 최다급 해외 순방을 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 속에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로서 누리는 게 국회 민주주의 수장이 할 일이냐.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에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나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고 의원총회에서 추인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대한 합의안을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나대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지적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이) 합의안은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본회의장에선 야유와 고성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했다"며 "다시 시작된 동물 국회"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법사위 회의장에선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의사봉을 탈취하는 등 국회법도 마음대로 위반"이라며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으니 장관 후보자에 불과한 자도 입법부의 권한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한동훈의 허수아비로 전락한 오늘의 현실을 잘 돌아보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 의원의 발언을 문제로 삼았다. 그는 앞서 배 의원이 박 의장을 향해 '앙증맞은 몸'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 말은 자신보다 나이가 적거나, 자신이 가르쳐야 할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같은 국회의원 사이에서도 사석에서조차 절대 할 수 없는 말"이라며 배 의원의 발언은 차별과 모욕으로 덧칠해진 독설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배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할 게 아니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넘기어 심사받아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처리한 뒤 검수완박 입법의 두 번째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했지만 1일 0시 임시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종결됐다.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끝나면 해당 안건을 다음 회기에서 바로 표결하도록 규정한 국회법 규정에 따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오는 3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