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기오염·기후변화 하루 8번 '핀셋' 관측…'환경위성센터' 가보니

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위성
동아시아 지역 관측 정보 실시간 확보
후속 대기오염물질·온실가스 관측 추진

이동원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 환경위성센터장이 26일 정지궤도 위성 환경탑재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환경탑재체는 지구에서 반사되는 자외선 및 가시광선의 복사에너지를 측정함으로써 지구 표면과 대기의 정보를 획득한다. 사진=환경부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인천=이동우 기자] 지난 26일 인천 서구 국립환경과학원 내 환경위성센터. 이곳에선 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활용해 대기오염물질은 물론 기후변화 유발 물질 17종을 관측한다.

정지궤도 위성이란 인공위성의 공전 주기와 지구의 자전 주기가 같아 지상에서 관측할 경우 정지한 것처럼 보이는 위성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 2월 남미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환경 관측용 정지궤도 위성 'GEMS'를 세계 최초로 쏘아 올렸다.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10여 개국에서 활용하는 저궤도 위성과의 차이점은 관측 범위와 관측 횟수에 있다. 주로 지구 상공 700~1500㎞에서 지구 전역을 관측할 수 있는 저궤도 위성은 한반도를 1~3일 1회 관측 가능한 반면, 정지궤도 위성은 3만6000㎞ 상공에서 1일 8회 동아시아 지역을 집중 관측할 수 있다. 지역을 한정하고 관측 횟수를 늘려 대기오염물질 등 데이터를 실시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주요 관측 항목은 에어로졸(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자), 이산화질소, 오존, 포름알데히드, 이산화황, 자외선 등 13종이다. 지난해 3월 대기질 정보 8종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부터 에어로졸과 관련한 2종 등 5종을 추가해 관측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환경위성센터에서는 관측한 주요 산출물의 정보를 활용해 주로 대기질을 감시하고, 기후변화 등을 연구한다. 지난달 강원·경북 지역의 대규모 산불에 의한 대기오염 감시도 이곳에서 수행했다.

GEMS가 송출한 정보를 센터 4층 옥상에 설치한 대형 위성 수신 안테나를 통해 받으면 모니터링실에서 분석을 통해 대기질 예보를 지원하고, 국가 간 이동 대기오염물질을 평가한다. 특히 기존 지상측정망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해 대기 전층의 에어로졸 농도를 측정해 해안, 산간지역 등 미세먼지 추정 농도를 산정할 수 있다. GEMS의 관측 자료는 향후 대기질 문제 해결을 위한 빅데이터 연구자료로 활용된다. 국토교통부는 물론 통계청, 기상청 등 대기, 건강, 교통량 지표 정보로도 사용된다.

환경위성센터 4층 옥상에 설치한 대형 위성 수신 안테나. 사진=환경부공동취재단

기후변화 유발 물질 감시에도 적극 활용된다. 센터는 국가별 장기간 농도 추세를 분석하고, 대기질과 기후변화의 상호작용 메커니즘 분석을 통해 대기질 악화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다. 오존의 생성민감도를 제공해 효과적인 오존 저감 정책을 지원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준비 중인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협력을 통해 우리 위성 데이터의 공신력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올해 템포(TEMPO), EU는2024년 센티널-4(Sentinel-4) 위성을 각각 발사할 예정이다. 환경위성 기반 국제 공동 대기질 관측 캠폐인을 통해 한반도에서 아시아, 미국, 유럽 등 공동 참여한다.

정지궤도 환경위성 관측 영역 내 아시아 국가들과 관측 자료 공동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관 자료의 비교 검증을 통해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아시아권 대기오염물질 모니터링을 위한 판도라 아시아 네트워크 협력체계를 형성해 실시간 정보 교류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환경위성센터는 향후 후속 위성 개발도 추진 중이다. 현재 발사한 GEMS의 임무수명은 10년이다. 현재는 대기오염물질을 주로 관측하지만 향후 위성에서는 이와 함께 직접 이산화탄소·메탄 등 온실가스를 동시에 관측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현재 사업기간은 오는 2029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2030년 발사를 계획 중이다. 온실가스 관측이 가능해지면 탄소 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동원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 환경위성센터장은 "후속 위성은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물질을 같이 관측하지 않으면 절름발이 위성이 될 우려가 있다"며 "후속 위성에서는 온실가스 관측이 꼭 반영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GEMS에서 받은 정보는 모니터링실에서 실시간 관측, 분석한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경제부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