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기자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24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가운데 향후 프랑스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반도체·배터리 등 미래 전략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코트라는 25일 관련 참고자료 배포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총리가 직접 중·장기 환경 정책을 책임지도록 하고 이를 보좌할 장관직도 신설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환경정책을 국정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행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생산량을 200만 대까지 늘리고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2050년까지 태양광 발전용량이 10배 늘어나고 해상풍력 발전소도 50개 이상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원전 유턴’이다. 과거 탈원전을 선언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에너지 자립과 기후변화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간 적절한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마크롱 행정부는 2050년까지 차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 2) 6기를 포함해 최대 14기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현재 미국(93기) 다음으로 가장 많은 원전(56기)을 가동하고 있다.
마크롱은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에도 300억 유로를 투자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산업 육성에 있어 마크롱이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은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EU 역내에 자체적인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역내 반도체 산업 육성 로드맵을 마련해 60억 달러를 투자하고 의료 분야 주요 기업들의 ‘리쇼어링’(생산기지 국내 이전)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외에 행정 시스템 디지털화, 광케이블 보급 확대 등 디지털 전환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기업에 부과되는 세금 중 하나인 기업부가가치부담금(CVAE) 폐지, 세금 납부 시스템 간소화 등 친기업 정책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태호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마크롱 집권 2기에는 친환경 등 기존의 정책 기조가 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구현되고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가 강화될 것”이라며 "유망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의 프랑스 시장 진출과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