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미기자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16개월 이상 나타난 사례가 영국에서 확인됐다.
22일(현지 시각) BBC 등 외신은 영국 세인트 토머스 병원 연구진이 505일간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사례를 유럽 임상미생물학 및 감염병 회의(ECCMID)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초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이 환자는 기저질환이 있고 면역이 매우 약한 상태였다. 이후 72주 동안 정기 검사와 치료를 받고 항바이러스제까지 투여했지만,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사망했다. 그는 총 50차례 검사에서 모두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이 환자가 지금까지 확인된 사례 중 가장 오랜 기간 감염된 상태로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유전자 분석 결과 이 환자는 여러 차례 감염된 것이 아니라 한 번의 감염이 지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사라진 뒤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후유증인 '롱 코비드'와 다르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러한 사례는 드물지만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루크 블레그돈 스넬 연구원은 "오랫동안 감염되면 바이러스는 인간 숙주에 계속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새로운 돌연변이를 일으킬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장기간 감염자는 타인에 대한 전염성이 없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발표에서 8주 이상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 9명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들의 평균 감염 기간은 73일이고 2명은 1년 이상 감염됐다. 이들은 장기 이식, 암 투병 등으로 면역 체계가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
이들 중 5명이 살아남았으며 2명은 치료 없이 완치됐고 2명은 항체 요법과 항바이러스제 치료로 이겨냈다. 나머지 1명은 여전히 감염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이번 연구 결과가 코로나19에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