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목숨 잃었을지도'…손실 커진 러 軍, 우크라에 '소년병' 보냈나

복수 국제 인권단체 의혹 제기
러시아, 극우 단체 '청년군'서 소년병 모집
8~18세 미성년자에 군사 훈련·선전·세뇌 교육

러시아 극우 단체 '청년군'에 소속된 한 어린 아이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는 모습. / 사진=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병력을 충원하기 위해 '소년병'을 모집하고 있다는 의혹이 국제 인권단체들로부터 제기돼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복수의 국제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약 3만명의 러시아 군인을 대체하기 위해 러시아 당국이 16세 청소년을 징집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군은 러시아 내 청년 극우 단체로 알려진 '청년군(Yunarmia)'을 통해 소년병을 모집 중이다.

청년군은 지난 2015년 설립됐고, 러시아 대중에는 다음해인 2016년 공식적으로 공개됐다. 러시아군이 크림반도를 침공해 합병한 2014년 이후 1년 만에 창설된 것이다. 이 단체는 러시아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군사 훈련을 진행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군의 모집 대상 연령은 8세부터 18세까지 다양하다.

'데일리 메일'은 청년군이 러시아 정부 선전 및 국민 세뇌 정책의 중심지이며, 러시아 전역에서 20만명 이상,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1만명 이상의 청소년이 등록돼 있다고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청년군에 등록된 청소년 중 일부가 군사 훈련을 받은 뒤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송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데일리 메일'에 "일부는 전투에 투입돼 이미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퇴각한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에서 검은 포대에 담긴 민간인 시신이 구덩이 곳곳에 버려져 있다.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만일 러시아군이 실제로 전장에 미성년자 소년병을 투입했다면,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감독관은 "소년병 모집은 국제법 위반 행위"라며 "러시아 당국은 1949년 제네바 협약에서 규정한 민간인 보호와 아동의 권리에 관한 국제법을 위반했다"라고 지적했다.

이미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자행한 것으로 추측되는 전쟁범죄 정황이 발견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북부 이반키우의 마리나 베샤스트나 부시장은 지난 6일 한 서구 매체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지하실에 있는 여성들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냈다"라며 "15살, 16살 등 미성년자 자매가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증언했다.

지난 3일에는 부차·호스토멜·이르핀 등 러시아군이 점령했다가 철수한 일부 지역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민간인 시신이 대거 발견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당시 미 매체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제거하려는 것"이라며 "우리가 러시아 연방의 정책에 지배받기를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파괴와 몰살을 하고 있다. 이 일은 지금 21세기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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