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다이어리] 한쪽 다리 묶고 달리는 중국

상하이 봉쇄 21일째, 확진자 여전히 2만명대…시안도 부분 봉쇄 조치
중국 경제 핵심 축 내수 묶어 두고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

봉쇄 조치 때문에 지난 16일 상하이 도로가 텅 비어 있다.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인구 2500만명의 거대 도시가 봉쇄된 지 3주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 코로나19 오미크론 감염자는 매일 2만명 이상 나오고 있다. 16일 기준 상하이 일일 확진자는 2만4820명(무증상 2만1582명 포함)이다. 3월 이후 누적 확진자만 34만명에 달한다. 감염자 외 밀접 접촉자로 분류, 별도 시설에 이송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도 안된다.

2500만명이 한꺼번에 집 안에 갇혀 있으니 당장 먹거리가 문제다. 생필품 조달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배달원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상황이 이렇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동이 3000명이 넘는 배달원을 상하이로 보냈다. 지난 15일과 16일 충칭 등 여러 도시에서 선발된 징동 소속 배달원들이 전세기를 타고 상하이에 도착했다고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의사 등 의료진이 아닌 배달원을 봉쇄 도시에 보낸 것은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그렇다 보니 허점 투성이다. 외지에서 상하이 주민들을 돕기 위해 온 이들이 숙식 공간을 마련하지 않았다. 호텔 등 숙박이 가능한 대부분 시설이 격리 시설로 사용되고 있어 이들이 숙식할 장소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중국 매체들은 징동 측이 격리 시설로 지정되지 않은 호텔 등 숙박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1만8000명이 하루 평균 180만건의 주문을 받아 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지 출처 =중국 제일재경 캡처]

식재자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폭리를 취하는 업자들도 골칫거리다. 공안 등 당국이 처벌하겠다고 경고에도 불구, 평소보다 2∼3배 가격을 올려 받는 업자들이 생기면서 도심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돈만 받고 식자재를 배달하지 않는 배송 사기도 발생했다.

산시성 시안에도 봉쇄령이 내려졌다. 시안시 당국은 오는 19일까지 부분 봉쇄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시안시 당국은 19일까지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하고 식당도 배달을 제외한 실내 영업을 중단시켰다.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은 48시간 이내 핵산(PCR)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 탑승이 가능하다. 중국 당국은 봉쇄가 아닌 임시 폐쇄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상하이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안은 지난해 12월에도 33일간 봉쇄된 바 있다.

상하이의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여전히 봉쇄라는 중국식 방역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경기부양 차원에서 금리는 인하했다. 달리는 말의 한쪽 발을 묶어둔 채 채찍을 가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내수) 기여도는 65.4%다. 내수가 중국 경제의 바로미터다. 지난달 중국 차이신이 집계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2에 불과했다. 이는 코로나19 발병 초기였던 2020년 3월 43보다 더 낮다.

18일 중국 경제성장률 발표 이후 중국의 방역 방침에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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