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인플레이션 여파로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스테이블코인으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가상화폐다.
15일 가상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표 스테이블코인 테더의 24시간 거래량은 483억7236만달러(약 59조5174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거래량은 228억9081만달러(약 28조1626억원)였다. 또 다른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의 거래량은 비트코인보다 적지만, 79억1590만달러(약 9조7437억원) 상당이 거래됐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다른 가상화폐를 구매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며 기축통화 역할을 한다. 한국과 달리 대부분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는 법정화폐가 아닌 스테이블코인으로 코인을 거래하는데, 자국화폐를 먼저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꾼 후 스테이블코인으로 다른 코인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테더와 유에스디코인은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은 가상화폐 시장이 커질수록 거래량도 커졌다.
특히 최근에는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헤지 수단으로 더 주목을 받고있다. 역대급으로 폭등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지난 12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까지 예고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당시 알트코인 대장 격인 이더리움 가격은 9%가량 급락했다. 리플과 솔라나도 각각 8%, 12% 넘게 폭락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불확실성에 의해 6%가량 떨어졌다. 이날 비트코인 거래량은 전날보다 152억3235만달러(약 18조7450억원) 증가했는데, 테더는 이보다 2배 가까운 273억6331만달러(약 33조6760억원)로 급증했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시장에 들어와 있는 돈이 다시 법정화폐 시장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하면 변동성이 나타날 때 이를 헤지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예를 들어 주식시장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면 달러나 금으로 이동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디파이에 예치하고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를 은행 계좌에 넣어놓을 때보다 훨씬 이율이 좋다. 예를 들어 코인 예치·대출 디파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에이브(AAVE)에 유에스디코인을 넣어놓으면 연이율이 5.59%(9월24일 기준), 다이는 4.16%, 테더는 3.12%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