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교육감, “독성물질 검출 허용기준 속히 마련하라!”

낙동강 유역 생산 농작물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국내 허용기준 없어 판단 어려워, 마녀사냥 될라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정부에 낙동강 녹조 독성물질 검출 식자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박종훈 경남 교육감이 하천 녹조 독성물질 검출 허용기준안 마련과 실태 조사를 촉구했다.

지난 12일 학교급식 경남연대와 경남환경운동연합, 낙동강경남네트워크가 낙동강 물로 재배한 농작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쌀 1㎏당 3.18㎍ 검출됐다며 교육청에 학교 급식 식자재의 녹조 독소 검사 의무화를 요구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 독소의 대표적 독성물질로, 청산가리의 100배가량의 맹독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 60㎏의 성인이 하루에 300g의 쌀을 먹는다고 가정하면 0.945㎍의 마이크로시스틴을 섭취하는 것으로, 프랑스의 생식 독성 기준의 15.9배를 초과하는 수치라고 주장했다.

경남교육청은 14일 낙동강 녹조 독소 검출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독성물질이 포함된 농산물의 생산 현황과 유통경로 등을 신속히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아이들의 급식 안전은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정부 차원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학교급식 경남연대 등이 부산의 모 대학에 의뢰한 결과는 프랑스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기준을 따른 것”이라며 “국내 허용기준을 빨리 마련하고 조사기관과 방법을 제시하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청은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공문을 발송해 독성물질 검출 허용기준안 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다.

녹조 독성물질이 포함된 농산물의 생산 현황과 유통상황 등에 대한 실태 조사와 정보 공개 등도 요구한다.

중앙부처 차원의 기준 마련이 어렵거나 늦어지면 교육청에서 관계기관과 협조해 자체 표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 교육감은 “낙동강 유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쌀과 배추, 무, 상추 등 식자재를 중심으로 통 경로를 파악하고, 도 환경연구원이나 대학 연구실 등에 조사 협조를 요청하겠다”라고 말했다.

국내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 기준을 적용해 조사하는 건 낙동강 유역의 농민 등 생산 농가에 의도치 않은 피해를 줄 수 있어,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낙동강 중하류 녹조가 비교적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 부산교육청과 공조할 의사도 내비쳤다.

“낙동강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낙동강과 이어진 다른 하천 본류나 지류까지 살펴서 해당 유역 농민의 건강을 살피고 아이들의 먹거리가 건강해지도록 보호막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정부 건의뿐 아니라 낙동강 수질 환경교육을 강화하고 강·하천 체험교육을 안전하게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녹조 발생률이 높은 지역의 아이들이 직접 물에 들어가서 체험하는 것을 지양하도록 학교에 권고할 방침이다.

학교별 현장점검을 시행해 문제점을 공유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하며, 마이크로시스틴 허용기준이 마련된 즉시 방침을 준수하도록 각 농가와 학교에 안내한다.

박 교육감은 “3선에 성공하면 최우선적 과제로 이 문제를 전국 교육감 협의회에 건의해 해결하겠다”며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명확히 했다.

박종훈 교육감이 6월 경남 교육감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히며, 최성유 부교육감이 대행을 맡아 실무부서인 교육복지과와 함께 정부 건의, 농가별 표본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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