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에게 맞기 싫어'…시상식에 '헬멧' 쓰고 등장한 美 코미디언

"시상식 쇼에서 농담하려면 헬멧 써야"

미국 코미디언 네이트 바가치가 3일(현지시간)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 무대에 헬멧을 쓰고 등장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제 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미국의 한 코미디언이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폭행한 미국 배우 윌 스미스를 풍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코미디 앨범 부문 후보에 오른 코미디언 네이트 바가치는 검은 헬멧을 쓰고 무대에 등장했다.

시상식 진행자는 배우 레바 버턴은 바가치를 소개하면서 "모두에게 경고하겠다. 자리에 앉아 몸에서 손을 떼지 말아 달라. 지금 코미디언이 다음 발표자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바가치는 커다란 헬멧을 쓰고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바가치는 "사람들이 이제 개그맨들은 시상식 쇼에서 농담하기 위해서 헬멧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헬멧을 써도) 얼굴도 가려지지 않고, 때릴 수 있는 곳에 더 집중돼 있다"고 비꼬았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왼쪽)의 뺨을 때리는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 /사진=연합뉴스

한편 지난달 27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미스는 탈모증을 앓는 아내(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농담거리로 삼은 코미디언 록의 뺨을 때렸다.

이후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스미스는 지난 28일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 내가 틀렸다"며 "폭력은 어떤 형태로도 해로우며 파괴적이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아카데미 이사회는 회의를 열어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했고, 이틀 만인 지난 1일 스미스는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자진 반납했다.

뿐만 아니라 스미스의 배우 활동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연예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넷플릭스가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패스트 앤 루즈'(Fast and Loose)의 제작을 늦췄다"며 "'패스트 앤 루즈'의 감독 자리는 공석이 됐고, 윌 스미스를 대신할 새로운 주인공을 찾고 있다. 이 작품을 계속 진행할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또 스미스는 애플TV+ 시리즈 '이맨시페이션'(Emancipation·해방)의 촬영을 끝내고 올해 개봉 예정이었지만, 애플TV+ 측은 해당 시리즈의 상영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아울러 스미스는 소니와 '나쁜 녀석들4'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 역시 중단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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