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 깨는 美아이비리그…절반 가까이 합격률 비공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미국 동부의 8개 명문대학인 아이비리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합격생 통보를 했다. 올해 눈에 띄는 점은 절반 가까이 합격률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례로 펜실베니아대는 전체 지원자 수와 예상 신입생 수만 밝혔다. 학교 측은 합격률이 더 이상 의미 없다는 입장이다. 휘트니 술 펜실베니아대 입학처장은 "학생들이 얼마나 어렵게 입학했느냐가 아닌, 그들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프린스턴대와 코넬대도 올해 지원자에게 합격 여부만 알렸을 뿐 통상 공개하던 관련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다. 프린스턴대는 홈페이지에 "우리는 이같은 정보가 예비 학생들의 불안감을 가중하고 나아가 지원을 주저하게 한다는 사실을 안다"고 설명했다.

이들 대학이 그간 발표했던 지원자 및 합격자 수를 비공개하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다. 팬데믹 이후 미 주요 명문대는 SAT(대학수학능력시험)와 ACT(대학입학자격시험) 성적을 요구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시험을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대신 고등학교 활동 등 자신의 자질이나 발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자 지원자들이 앞다퉈 명문대에 지원하면서 입학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올해 합격률을 공개한 5개 아이비리그 중 하버드대(3.2%), 예일대(4.5%), 브라운대(5.0%)의 합격률은 역대 가장 낮았다. 컬럼비아대와 다트머스대 역시 각각 3.7%, 6.2%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비리그가 지난해 전례 없는 규모의 지원서를 받은 데 이어 올해는 조기 입학전형(한국의 수시 입학전형)에서 신기록에 가까운 지원자 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반면 내년부터 다시 시험 성적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지난 2년간 시험 성적을 선택 사항으로 뒀지만 미국이 엔데믹(풍토병) 전환을 위한 수순을 밟음에 따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MIT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표준화된 시험 성적은 지원자들의 학업 준비 상태를 더 잘 평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MIT의 올해 합격률은 3.9%로, 지난해(4.1%)보다 소폭 낮았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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