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백기사' 자처한 호반건설

호반건설, "사업다각화 등 위해 한진칼 지분 인수"
KCGI "경영진 견제 가능 매수자에 일괄 매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박소연 기자] 한진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인 한진칼의 2대 주주로 올라선 호반건설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호반건설은 사모펀드인 KCGI가 보유한 한진칼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기 전 한진그룹과의 협의를 진행했다.

호반건설 고위 관계자는 29일 "지분 인수 결정 전에 한진그룹은 만났고 반도건설은 만나지 않았다"며 "호반건설이 한진칼의 백기사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한진칼의 2대 주주(17.41%)로 올라서면서 제 2의 경영권 분쟁 논란이 일었지만 정작 호반건설은 선을 그은 것이다. 지난 28일 호반건설과 (주)호반은 각각 KCGI가 쥐고 있던 지분 중 940만주와 5만2000주를 취득키로 했다며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하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이번 거래를 통해 13.97%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향후 KCGI가 보유한 3.44% 잔여 지분을 대부분을 인수할 계획이다.

다만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KCGI는 "경영진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때 효과적인 견제를 할 수 있는 매수자에게 일괄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고, 매수자도 그렇게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이 기존 KCGI와 행동을 같이 했던 한진칼의 3대주주인 반도건설(17.02%)과 손잡을 경우 30% 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조 회장의 지분은 특수 관계인 포함 20.93%이며, 델타항공(13.21%), 한국산업은행(10.58%) 등이 우호 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달 4일 호반건설의 지분을 인수하면 KCGI의 보유 지분은 1% 수준으로 떨어진다. KCGI은 이번 한진칼에 투자해 지분 수익률 100%을 거뒀다고 밝혔다. KCGI 측은 "3년 반 동안 한진칼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힘쓴 결과 조 회장 혼자만의 이익을 위한 독단적 의사 결정은 하기 힘들어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호반건설의 지분 인수 소식이 알려진 전일 한진칼 주가는 전날 대비 7.19% 급락한 5만9400원에 마감했다. 다음날인 29일 오전 10시45분 현재 전일보다 03.54% 오른 6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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