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위변제율 '14%' 햇살론, 신용평가모형 바뀐다

국민행복기금, 햇살론15 CSS 개선작업 착수
이달 용역사업 발주 목적으로 첫 회의 시작해
서금원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건전성' 강조

일러스트=이영우 기자 20wo@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서민금융진흥원과 산하 국민행복기금이 서민금융상품 햇살론15의 신용평가모형(CSS)을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금융취약계층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햇살론 대위변제율까지 치솟은 만큼 건전성 강화작업이 이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국민행복기금은 햇살론15 CSS 개선사업을 시작했다. 국민행복기금은 서금원의 자회사로 햇살론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기금 측은 CSS 개선의 방향성과 실행 등을 검토하기 위해 용역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업무담당자들은 상견례 성격의 첫 회의도 했다.

햇살론15는 저신용·저소득자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대출상품이다. 최소한의 요건만 심사해 15.9%의 금리로 최대 14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기준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거나 4500만원 이하면서 신용점수가 하위 20%여야 한다. 애초 햇살론17로 출발했지만 법정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낮아지면서, 현재의 햇살론15로 개편됐다.

주요 업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작업은 햇살론15의 CSS를 지금의 금융상황에 맞게 바꾸는 게 목적이다. 현재 햇살론15에 적용된 CSS는 2019년 햇살론17이 처음 출시됐을 때 만들어진 모형이다.

높아진 햇살론 대위변제율…CSS 어떻게 바뀔까

CSS개선에는 장기화된 코로나19와 높아진 부실리스크가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원금만기를 늘려주고 이자상환을 유예해주고 있다. 해당 대출은 정상으로 분류돼 부실여부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1000억원으로 1년 만에 7.8% 불어났는데, 2금융권을 중심으로 다중채무자도 늘어나면서 부채의 질까지 나빠지고 있다.

햇살론의 부실위험성도 커지는 추세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서금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햇살론15(17)의 대위변제율은 14%였다. 대위변제율이란 차주가 돈을 갚지 못해 국가가 대신 갚아준 돈의 비율이다. 1년 전 5.5%에서 2.5배 급등했다. 청년을 겨냥해 출시한 햇살론 유스 대위변제율도 0.2%에서 2.9%로 늘었다.

이에 햇살론 CSS개선작업은 건전성 제고에 방점이 찍힐 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금원은 지난 3분기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세우면서 ‘재원확충’과 ‘자산건전성 관리’를 기본방향으로 설정한 바 있다. 재무안전성, 부실률 적극관리, 금융자산의 안정적 운용이 목표로 거론됐다. 이 경우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대출문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건전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반대로 포용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한도와 금리혜택을 강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취약계층을 상대로 하는 만큼 부실률이 높아지고 회수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서금원 관계자는 "CSS 개선방향과 실제 적용 시점은 아직 미정"이라면서 "올해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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