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진기자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2025년 폐기물 처리업 시장 규모가 2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폐기물 처리업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15일 삼정KPMG(회장 김교태)가 발간한 보고서 'ESG 시대, 폐기물 처리업의 주인은?'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산업의 주요 인수합병(M&A) 거래에서 기업들은 투자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폐기물 처리업 투자에 전문성을 갖춘 사모펀드(PE)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지만, 2019년부터 합병을 통한 신생 기업까지 출범하여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주요 폐기물 처리 기업의 평균 기업가치는 2017년 대비 2020년 280% 상승했는데, 사모펀드는 2010년부터 폐기물 처리업의 높은 기업가치를 일찌감치 내다봤다. 폐기물 산업은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에 증가되는 폐기물 처리 수요가 기존 폐기물 처리 기업에 집중되고, 볼트온(Bolt-on)을 통한 기업가치 향상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이미 볼트온으로 규모가 커진 기업은 추가 인수·투자금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이처럼 폐기물 처리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이 대두되면서 2020년 SK에코플랜트의 EMC홀딩스(현 환경시설관리) 인수 등 국내 기업이 사업 영역 다각화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이익 창출 등을 기대하며 단독으로 폐기물 M&A에 나서고 있다.
삼정KPMG는 최근 기업들이 폐기물 처리업 매물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로 ▲폐기물 산업의 성장성 ▲폐기물 처리 기업의 희소성 ▲수익성 개선 수단 ▲폐기물 에너지화의 기반 ▲ESG 경영 개선을 꼽았다.
일일 폐기물 발생량은 2009년 35.7만 톤에서 2020년 53.4만 톤으로 약 10년 새 하루 평균 17만 톤 이상 늘어나고 있다. 국민 소득 수준 증가와 비대면 산업 발전이 폐기물 산업의 성장을 유도하고, 의료 서비스 수요 확대 및 주택 개발 활성화가 더해져 폐기물 산업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늘어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자가 처리시설(자가소각·매립시설)이 부족해 기존 민간 폐기물 처리 기업의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폐기물 처리 단가는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공급 부족에 따른 폐기물 처리 단가 상승은 기업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폐기물 처리업은 재고관리가 필요 없고 현금 흐름이 견고해 매수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폐기물 처리시설은 궁극적으로 폐기물 재활용 및 에너지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폐기물 처리업을 발판으로 폐기물 사업에 진출하고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미래 에너지원 창출 역량을 확보하고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등 종합 환경기업 밸류체인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K-ESG 가이드라인’에 환경경영 추진체계 항목이 포함됨에 따라 기업은 ESG 평가 개선을 위해 전담조직 운영, 환경투자 예산 등을 검토하며 폐기물 산업 M&A 등 폐기물 처리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동근 삼정KPMG 전무는 “ESG가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환경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폐기물 처리업의 M&A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