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의 스니커즈 매장에 20만명 다녀간 까닭

번개장터 '브그즈트 랩' 1·2호점 누적 방문자 22만

브그즈트 랩 더현대서울점

매장에 들어서니 정면에 12개의 단(포디움)이 눈에 띈다. 위에 놓인 상품은 스니커즈, 단순한 운동화가 아니다. 국내에 재고가 없거나 한정 판매돼 구하기 어려운 스니커즈가 단 위에 고이 모셔져 있다. 눈을 돌리면 벽면을 가득 채운 216 켤레의 운동화도 모두 한정판 스니커즈다. 이곳은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서울에 위치한 ‘브그즈트 랩(BGZT Lab)’.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마련한 이 오프라인 매장은 문을 연 지 채 1년이 안 돼 17만 명 이상이 다녀간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명소로 부상했다.

19일 번개장터에 따르면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 브그즈트 랩은 1호점과 코엑스몰의 2호점을 더해 지난달 기준 누적 방문자 22만 명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2월 오픈한 브그즈트 랩 더현대서울점을 17만 명이 찾았고 10월 문을 연 코엑스몰점에는 3개월 만에 5만 명이 다녀갔다.

브그즈트 랩 1호점은 ‘한정판 스니커즈’가 콘셉트다. 소장 가치가 있는 스니커즈를 선보이기 위해 번개장터가 매입팀을 꾸려 상품을 준비했다. 이곳에선 ‘나이키 덩크SB 로우 스테이플 NYC 피죤’ 등 희귀한 스니커즈를 만나볼 수 있다. 2005년 나이키와 뉴욕의 디자이너 제프 스테이플이 협업해 150 켤레만 만든 이 신발은 200달러에 판매됐지만 현재 리셀(재판매) 가격은 7000만원이다.

브그즈트 랩 코엑스몰점

2호점은 스니커즈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나이키의 ‘조던 1’이 콘셉트다. 스니커즈 열풍의 시작점인 마이클 조던을 오마주해 이 문화를 기념하기 위한 취지라고 번개장터는 설명했다. 마이클 조던 친필 사인이 새겨진 ‘조던 1 하이 2013’, 조던 1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조던 1 OG 시카고 1985’,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의 ‘오프 화이트 시카고 조던 1’ 등이 전시됐으며 ‘조던 1 OG 시카고 1985’의 경우 판매가가 5500만원에 달한다.

번개장터가 오프라인 스니커즈 매장을 마련한 까닭은 해당 품목의 거래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번개장터에서 스니커즈 거래 규모는 9월까지 715억원에 달했고 이 중 한정판 스니커즈만 461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번개장터는 스니커즈 외에도 단일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전문성을 보여주고 고객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명품을 콘셉트로 ‘브그즈트 컬렉션’을 지난해 11월 오픈했다. 지난해 번개장터 명품 카테고리 거래 규모가 월 134억원을 기록, 전체 거래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역삼 더 샵스앳센터필드에 자리잡은 이 매장은 12월 기준 일 평균 방문자 약 200명을 기록하는 등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취향거래와 가치소비로 진화하고 있는 중고거래의 확장된 개념을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며 "수익 창출에 우선 순위를 두기 보다는 번개장터의 아이덴티티와 문화를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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