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의 특징인 유연성을 살리면서도 치명적 결점인 납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자가치유 고분자 소재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인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손동희 성균관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납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신축ㆍ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구부러지고 늘어나는 등 유연성이 있는 데다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집중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를 구성하는 납 성분이 물에 녹아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게 문제였다. 기존엔 유리로 코팅해 열과 수분을 차단하는 기법을 써왔다. 그러나 깨지기 쉽고 신축성이 없어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본연의 특성인 유연성을 살리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활용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딱딱한 유리 대신 가볍고 유연한 자가치유 소재로 열과 수분에 취약한 페로브스카이트에서 납 성분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구부리거나 늘이는 것은 물론 외부 충격으로 소재가 찢어져도 자가치유를 통해 납 유출을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찢어지면 수소결합을 통해 손상된 부분을 회복하는 PDMS 기반의 자가치유 고분자를 봉지막과 전극소재로 적용해 별도 추가 공정 없이 납 화합물 유출 방지효과와 신축성을 모두 얻는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광전소자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는 한편 응용분야 확대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자가치유 고분자 소재로 봉지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태양전지가 우박에 맞았을 경우를 상정해 물에 넣고 흘러나온 납 화합물의 양을 확인했더니 납 화합물의 유출량은 0.6 ppb 수준으로 나타나 5.6 ppm 수준의 기존 유리 방식 봉지기술 대비 5000배 가량 높은 납 유출 차단 효과를 확인했다. 또 스스로 접합이 가능한 자가치유 고분자 소재의 특성을 이용,납땜 공정 없이 사용자가 원하는 소자를 마치 블록을 쌓듯 포개는 방식으로 원하는 광전소자 모듈을 구현할 수 있어 개인용 휴대기기, 신체 부착형 기기 등의 응용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물을 잘 투과시키고 열에 취약한 자가치유 고분자의 내구성을 개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도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광전소자의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지난달 29일 게재되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