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공수처 때리는 檢…돌파구 못찾는 공수처

"돈 아깝다" 목소리도…공수처장은 법사위 회의 참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일선 검사들은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공소장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공수처의 행태에 문제를 가감없이 지적하고 있다. 그간 공수처가 다른 사건들에서 보인 부실수사 등까지 문제 삼으며 공수처가 있어야 할 이유를 묻는 글들도 있다. 일부 게시글애는 수십개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이른바 ‘공수처 때리기’다. 이승영 대전고검 검사는 전날 이프로스에 "공수처가 공소장 유출 수사에서 기본 루트를 벗어났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수사의 기본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 내부에서 공소장을 검색한 사람을 확인해서는 유출자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니 보도한 언론사 및 기자의 SNS 기록을 추적하는 방법으로 역추적하는 것이 수사의 기본 출발"이라면서 "공수처는 고발사주와 관련해 대검 감찰부를 여러 번 압수수색 했으면서 이 건에선 감찰부의 자료를 확보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고검장의 공소장 유출이 국가기능을 침해할 정도는 되지 않기 때문에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강수산나 인천지검 부장검사는 공수처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견제를 위해 출범한 공수처가 인권보호, 수사능력, 정치적 중립성 등 여러 면에서 검찰보다 더 큰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예세민 대검 기조부장은 공수처와 관련된 비판과 항의글들을 정리해 여운국 공수처 차장에게 전화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사들의 공세에 공수처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수세적 대응을 하고 있다. 공수처는 전력을 쏟은 고발사주 의혹의 핵심인물인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두 차례나 기각됐다. 수사를 이어가는 데 필요한 정당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운국 차장은 지난 2일 손 검사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10년 이상 특별수사를 한 손 검사와 변호인이 아마추어인 공수처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공수처를 아마추어라 칭해 논란까지 불거졌다. 공수처에 들인 돈이 아깝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199억9900만원을 책정 받았다. 이는 지난 7월 출범 당시 일반예비비로 쓴 약 120억보다 2배 가까이 는 것이다.

공수처는 ‘판사사찰 문건작성’ 의혹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손 검사의 소환조사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등 쉽지 않아 보인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공수처를 둘러싼 비판에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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