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Q&A] '오미크론' 전파력·치사율 모든 게 모호… '정체 확인까지 몇 주 걸려'

감염력 늘리고 면역 피하는
스파이크 돌연변이 대거 확인

국내 PCR 검사 특성상 검출 어려워
별도 PCR 개발 계획

기존 항체치료제 무력화 가능성
경구용 치료제는 효과 지속될 듯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지난 26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알파·베타·감마·델타 코로나19 변이에 이어 ‘주요 변이(VOC)’로 인정한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문을 빠르게 걸어 잠그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변이에 비해 확산 속도가 훨씬 빠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Q. 오미크론 변이, 기존 변이와 어떤 차이가 있나.

A.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유전자 전체에 50개 이상의 변이가 생겼고, 인체 세포와의 결합부위인 ‘스파이크단백질’에는 32개에 달하는 변이가 생긴 만큼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이 급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델타 변이의 스파이크단백질 변이 16개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에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람다 등에서 감염력 증가, 면역회피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연구됐던 스파이크 부분 돌연변이가 한꺼번에 대거 확인됐다. 지난 24일 남아공에서 WHO에 보고한 지 불과 사흘 만에 WHO가 이를 주요 변이로 지정한 이유다.

Q. 얼마나 위험한가.

A.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 대비 높은 전파력과 면역회피로 각국에서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델타 변이보다 6배가량 위험도가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울리히 에링 오스트리아 분자생물공학연구소 분자생물학자는 "자체 분석한 1차 추정치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델타보다 500%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고 미국, 영국 등에서도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더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WHO는 오미크론 변이를 주요 변이로 인정하기는 했지만 구체적 위험성에 대해서는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WHO는 28일 ‘오미크론 업데이트’를 통해 "오미크론이 다른 변이보다 전파성이 높은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고, 중증을 유발하는지도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남아공에서 입원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데 대해서도 "오미크론 감염의 결과라기보다는 전반적인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 때문일 수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는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나친 변이가 오히려 확산세를 막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신규 확진이 급감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델타 자멸론’이 제기됐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인 변이를 일으키면서 오히려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방향으로 변이가 됐다는 것이다.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 업무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Q. 국내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검출이 불가능하다는데.

A. 이는 국내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특성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을 위해 분석되는 표적유전자는 통상 4가지다. 스파이크단백질(S), 외피(E), RdRp, 뉴클레오캡시드단백질(N)을 표적으로 한다. 지난 7월 기준 국내에서 허가된 PCR 진단검사 제품 26종은 대부분 E, RdRp, N유전자를 표적으로 증폭시켜 확진·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단 3종만 S유전자를 표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오미크론은 해외에서는 PCR 검사에서 다른 표적은 확인되지만 S유전자만 검출되지 않을 경우, 유전체 염기서열분석 또는 전장유전체 분석을 통해 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PCR 진단검사는 S유전자를 타깃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1차 확인이 어려운 것이다. 이에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판정을 할 수 있는 별도의 PCR를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Q. 백신·치료제는 효과가 있나.

A. 치료제 중 기존 항체치료제의 경우 사실상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항체치료제는 항체가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인체 세포와의 결합을 막는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스파이크에 변화가 생기면 항체 자체가 무용지물이 돼 새로운 항체 개발이 필요하다.

다만 머크와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는 바이러스 복제 자체를 막는 기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변이가 생기더라도 효과가 유지될 전망이다.

백신은 스파이크 결합을 막는 항체와 코로나19 감염 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효과가 모두 있기 때문에 다소 효력이 떨어지지만 예방효과는 유지될 전망이다. 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등 백신 개발사들은 오미크론 대응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이들은 2~3달 내에 실험용 백신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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