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거듭한 삼성 인사 제도…국내 첫 공채·여성 채용 확대

이병철 회장, 공채 시스템 구축
이건희 회장은 능력 채용 확대
이재용 부회장,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에 기여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삼성의 인사 제도와 조직 문화는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의 '인재 제일' 창업 이념을 기반으로 진화해 왔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개 채용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3년 대졸 여성 전용 공채를 실시하면서 이전에는 없던 파격적인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번 삼성의 인사 혁신으로 3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공 서열 타파'라는 또 다른 업적을 남기게 됐다.

이병철 선대 회장이 연고주의 인사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공채 등의 인사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이건희 회장은 능력 위주의 인사와 여성 채용 확대로 남녀 차별 관행을 없애는 데 애썼다. 1990년대 초반 여성 전문직제와 대졸 공채를 실시했던 것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인사 혁신으로 평가받았다. 미래에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이건희 회장의 판단에 따라 1990년 지역전문가 제도를 도입한 것도 삼성 인사 제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창의적, 도전적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해서는 수평적 조직 문화 정착이 필수적으로 보고, 올해 '미래지향 인사 제도 개편'에 앞서 2016년 직급 단순화를 골자로 하는 제도 개편을 실시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7단계의 수직적인 직급 단계를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른 4단계의 경력 개발 단계로 변경하고 직원끼리 호칭도 '○○님' 또는 '○○프로'로 바꾼 바 있다. 당시 이러한 변화 노력은 세대 간 의견을 더욱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문화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다른 대기업이 공채 제도를 폐지하는 상황에서 삼성은 공채를 유지하는 것도 남다르다.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희망을 주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뜻에 따라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공채 제도를 지속함으로써 국내 채용시장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지원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인다. 2009년부터 '자율 출근제'를 도입해 일률적인 출퇴근 시간 적용에서 벗어나 임직원들이 육아 등 개인 사정과 시간 활용 계획에 따라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으며 2012년에는 이를 확대해 '자율 출퇴근제'로 발전시켰다. 2018년에는 '선택적 근로 시간제'를 도입해 직원들이 더욱 자율적이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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