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심 품고 흉기 가져와 범행' 대만서 '마스크 써달라' 요구한 편의점 알바생 살해

대만 편의점 폭행 사건 잇따라...총통 "보호 장비 및 야간 순찰 강화할 것"

대만에서 한 편의점 알바생이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

[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대만에서 '노마스크' 손님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편의점 직원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대만 연합신문망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5시 대만 타오위안시 구이샨구의 한 편의점에서 장모씨(蔣·41)가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직원 차이모씨(蔡·30)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차이씨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과다 출혈로 숨졌다. 장씨는 차이씨의 마스크 착용 권고에 불만을 품고 집으로 돌아가 흉기를 가져온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대만에서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는 편의점 직원이 폭력에 노출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핑동현에서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안내한 편의점 직원이 폭행 당해 실명 위기에 빠졌으며, 23일에는 타이중시에서 편의점 직원이 뇌진탕과 골절상 등을 입었다.

이같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대만 사회에서 편의점 직원들의 안전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편의점 야간 근로자에 대해 정부와 업계가 논의해 과학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보호 장비와 야간 순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코로나19 방역 컨트롤타워인 대만 중앙유행병 지휘센터는 "손님의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책임이 아니"라면서 편의점 업계가 마스크 착용 권고를 안내 표지판이나 방송으로 대체하고 '노마스크' 손님은 경찰에 신고해 처리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편의점 업계는 '직원 보호' 방침을 선언하고 나섰다. 편의점 체인 하이라이프(萊爾富)는 "직원이 고객에게 마스크 착용 안내를 하도록 하지 않겠다"며 "매장 안팎에 마스크 착용 안내 표지가 부착돼 있으니 고객들이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편의점 및 슈퍼마켓 체인 역시 마스크 착용 안내를 방송으로 대체해 직원을 보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서현 기자 ssn359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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