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금융권도 메타버스 열풍

기존 금융권의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열풍이 뜨겁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경영 회의를 하고 가상 지점을 만든 은행도 나왔다. 규제산업의 대명사로 변화에 보수적인 기존 금융권이 메타버스에 대해 왜 이렇게 열심일까. 메타버스를 통한 미래의 새로운 금융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 메타버스는 공간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가상과 현실이 공존할 수 있는 3차원 3D 세계, 한마디로 3D 플랫폼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앞으로 메타버스의 3차원 플랫폼 공간과 시청각효과가 함께 작동하면 새로운 금융수요 확대를 기대할 만도 하다.

‘핀테크에 뺏긴 2D 금융플랫폼 주도권’에 대한 반성도 있다고 본다. 핀테크 혁신에 의해 금융이 급격히 디지털 전환하고 있을 때, 기존 금융권은 소극적이었고, 그 결과 주도권을 뺏겼다는 반성이다. 3D 금융플랫폼 시대엔 ‘First-move advantage’를 선점하겠다는 생각이 작용하고 있다. 미래고객 확보도 중요 요인이다. 카카오뱅크의 상장주가가 기존 은행주가 대비 현격히 높은 이유 중 하나로 미래고객인 MZ세대 확보를 꼽는 분석들이 많다. 그 관점에서 보면 기존 금융권이 MZ세대들이 열광하는 메타버스에 올인하는 건 미래고객 유치 및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전략적 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

현재 금융권의 메타버스 활용은 아직 초기 단계다. 사내 회의, 직원 교육, 고객 상담, 가상지점 설립, 전용카드 출시 준비 등이 이뤄지고 있는 정도다. 은행 등을 중심으로 자체 또는 메타버스 전문기업 제휴 등의 방법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경쟁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실제인물이 아닌 아바타를 활용하며, 공간기술은 XR(확장현실) 기술 이전의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활용 단계라고 한다. 가상지점을 설립해도 구체적인 예·적금, 대출업무를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기술보다는 법적·제도적 요인이 크다. 메타버스 공간 내의 본인인증시스템, 금융통신망 구축이 필요한데, 현재 기술력이 있는 외부 전문기업의 경우 금융회사가 아니어서 이들을 통할 경우 정보통신망법 등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은 밝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의하면 메타버스 시장은 지난해 957억달러에서 2025년 4764억달러, 2030년엔 1조5000억달러(세계 GDP의 1.8%)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분야별로는 게임, 헬스케어 등이 주도하지만, 금융은 모든 산업과 연결되는 인프라기 때문에 융합 시너지효과가 특히 클 전망이다. 3~4년 후에는 현재의 VR 및 AR단계에서 실제 인물이 가상세계에 투영되는 XR단계의 오픈월드로 진화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그렇게 될 때 다양한 금융서비스와 연동되는 메타버스 금융 밸류체인이 창출될 거라고 한다. 예컨대 가상의 하이패스 단말기로 결제하는 메타버스 간편 결제가 가능해진다든지,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동되는 통합인증, 기존 금융자산 외에 가상의 디지털자산도 포함한 메타버스형 통합자산관리방식 등이 그것이다.

메타버스가 말 그대로 가상세계인 만큼,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 가상자산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활용하면 시너지효과가 클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최근 MZ세대 등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자산관리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어쨌든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금융은 3D 금융플랫폼 시대에 진입했다. 새로운 환경 하에서 금융권의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과 경쟁력 제고를 기대한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4차산업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