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도로는 안죽어'…구급차 불러달라는 아내 입에 엄지 발가락 넣은 퇴직 해경

재판부 "범행 수법 잔인하고 경위 참작 사정 전혀 없어"

아내를 상습 폭행한 60대 전직 해양경찰관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성관계 요구를 거절하거나 자신의 정년퇴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수년간 아내를 상습 폭행한 60대 전직 해양경찰관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5일 인천지법 형사11단독(김이슬 부장판사)은 특수상해 및 폭행치상, 협박, 폭행 혐의로 기소된 퇴직 해양경찰관 A씨(61)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2020년 6월 사이 인천 남동구 주거지에서 아내 B씨(53)를 협박하거나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성관계를 거부한다며 B씨의 목을 조르거나 침대에서 밀어 넘어뜨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자신의 의견을 B씨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머리통을 날려버린다"는 욕설과 함께 식탁 의자를 들어 내리칠 것처럼 협박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17일에는 자신의 정년퇴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네가 뭔데 33년 공직생활 인생을 망치냐"며 폭행을 가하고, "살려주세요. 신고 좀 해주세요"라고 도움을 청하는 B씨의 입을 틀어막아 숨을 쉬지 못하게 한 뒤 또다시 폭행을 이어갔다.

고통을 참지 못한 B씨가 흉기로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하자, A씨는 흉기를 빼앗아 옆구리 부위를 2차례 찌른 뒤 "그 정도 가지고 안죽어 ○○○"라고 말하며 119 구급차를 불러달라는 B씨의 입을 엄지 발가락으로 틀어 막았다.

재판부는 "A씨는 해양경찰로 수십 년간 봉직해온 공무원이었고, B씨에게 사랑과 신뢰를 기반으로 혼인 생활을 하겠다고 약속한 배우자였다"며 "그럼에도 A씨는 오랫동안 지속해서 B씨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가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B씨의 입을 막고 인터폰을 끄거나 도망치는 피해자를 다시 끌고 와 폭행하는 등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범행 동기나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전혀 없다"고 판시했다.

김서현 기자 ssn359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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