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쓸어담는 美…韓 수출국 1위 껑충

對美 리튬이온 수출 4배 증가
中·日 주요생산국 수입도 늘려
전기차 보급확대·ESS 수요↑
미국 자국내 수급 빠듯한듯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리튬이온배터리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일본 등 주요 배터리 생산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일제히 늘었다. 미국 내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자체 수급을 위한 공장이 가동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듯해 배터리 수입물량은 당분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한국무역협회 통계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미 리튬이온배터리 수출액은 10억4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배터리 수출국 4위에 랭크됐던 미국이 올 상반기 기준 1위 국가로 올라서게 됐다. 특히 올 상반기 전체 배터리 수출물량(28억400만달러)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미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일·중국·폴란드·베트남 등 우리나라의 주요 배터리 수출국 대부분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물량이 줄어들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 가운데 가볍고 밀도가 높아 소형가전이나 전동공구, 전기차, ESS 등에 주로 쓰인다. 가장 시장이 크고 성장세가 가파른 분야가 자동차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데다 주요 완성차메이커 역시 미국 내에 잇따라 전기차 생산공장을 갖추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5월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 로그EV센터를 들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설명을 듣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자체 수급은 달리는 처지다. 미국 내 리튬이온배터리 제조는 과거 테슬라와 합작사를 세워 현지 공장을 대규모로 갖춘 파나소닉과 제너럴모터스(GM)에 상당물량을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 나머지 업체는 점유율 5% 미만의 소규모다.

미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멕시코·캐나다 등 주변 국가에 수출하는 배터리 물량을 꾸준히 늘려왔는데 올해 들어선 수출 물량도 줄이고 있다. 미국이 배터리 수출을 줄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자국 내 수급이 빠듯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배터리 수입 물량은 올해 1~5월 기준 29억4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75%가량 증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곧바로 자국 내 배터리 공급망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것도 수입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무역안보 차원에서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미국 현지서 생산해 수급체계를 갖추기까진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로 떠오른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미국 내 합작공장을 짓고 있고, SK이노베이션 역시 조지아주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춰나가고 있으나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정상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국 내 수요를 바탕으로 덩치를 키운 중국의 메이저 배터리 업체는 아직 미국 진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며 일본 기업의 대처 역시 더디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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