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13년만에 최대폭등‥국채금리·환율 급등

미 물가 급등에 국채금리 치솟아
뉴욕증시는 인플레 우려 무시하다 하락 반전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 상승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김은별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폭이 13년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국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14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3원 오른 1150.7원으로 출발한 뒤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1151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이는 지난 9일 기록했던 연고점(장중 1150.0원)을 경신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6월 CPI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5.4%를 기록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13년 만에 최고치인 데다 전월과 같은 5% 상승을 예상한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6월 CPI는 전달에 비해서도 0.9%나 올랐다. 유류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4.5%나 상승했다.

시장에서 인플레 우려가 다시 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자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CPI 발표 후 달러인덱스는 92.8 수준까지 오르며 지난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00명을 넘어서며 또 최다기록을 기록한 것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키운 요소다.

인플레 우려가 부활하면서 채권시장도 들썩였다. 이날 진행된 24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미 국채입찰 결과는 수요 부진 속에 낙찰 금리가 2.0%로 결정됐다. 이는 당시 시중금리를 웃도는 결과였다. 이에 따라 10년물 금리는 1.418%대로 30년물은 2.049%까지 각각 0.05%포인트가량 치솟았다. 최근까지도 경기 하락 우려를 경계하는 미 국채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채 입찰 후 시장 금리가 하락하던 것과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이날 진행된 미 국채 금리 급등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를 끌어내렸고 달러화 가치 강세를 유도했다.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오전 10시 16분 현재 0.20% 오른 2.039%에 거래 중이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경제가 7% 성장하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잘 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비상조치를 철회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Fed가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혼란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다음 날 의회 증언을 확인한 후에야 정리될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에도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주택임대료와 임금 상승이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면서 "Fed가 다음 FOMC 회의에서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 시간표를 설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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