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로 기업여신 심사…국책은행 디지털 전환 가속(종합)

수은·기은, 관련 컨설팅 용역 발주
이르면 내년 중 기업금융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디지털 전환을 도모하고 있는 국책은행들이 기업여신 자동심사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절차의 표준화로 심사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과 IBK기업은행 등은 최근 기업여신 자동심사시스템 도입을 위한 컨설팅 용역을 발주했다. 기업여신 자동심사시스템은 기업여신과 관련한 업황 정보와 기업의 재무·비재무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해 심사가 이뤄지는 구조다.

수은은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은행의 업무 특성을 감안한 기업금융 자동심사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자동심사 모형 설계에 정책금융 목적과 상품 특성을 반영할 예정이다. 수은은 올 하반기 컨설팅을 진행한 뒤 빠르면 내년 중 관련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수은의 디지털전환추진반이 주도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그간 쌓아온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건전성 진단모형 개발에 나선다. 자산 규모나 업종 등 개별기업 특성에 맞춰 심사지표 적용 여부 등 차별화된 모형 개발이 핵심이다. 기업의 건전성 수준을 판별할 수 있도록 한 스코어링 모형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국책은행의 기업여신 자동심사시스템 도입 추진은 디지털 전환이 은행권 화두로 떠오른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행보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경우 이미 2017년부터 관련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상태다. 하나은행이 시중은행 최초로 도입한 이후 우리·KB국민은행도 기업여신 자동심사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그간 기업여신 심사 과정은 대부분 수기로 진행돼 왔다. 재무제표에 나온 것 외에도 경기동향이나 업황, 인허가 제한 등 정량적으로 다루기 쉽지 않는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이 직접하는 일이다 보니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워낙 참고해야 하는 내용이 많아 심사기간도 길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국책은행들은 기업여신 자동심사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절차의 표준화로 심사 시 발생할 수 있는 판단 오류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사결과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고 심사업무에 대한 부담을 경감하는 효과도 주목하고 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표준화된 심사 프로세스 도입 및 정량적·객관적인 심사 정보 활용을 통한 리스크 관리 기능이 크게 제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은의 경우 최근 데이터센터 관련 건축설계 용역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 데이터센터 신축은 수은 디지털 혁신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수은은 건축설계 용역을 마치고 내년 6월 착공에 들어가 2023년 4분기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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