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지분 처분' 시정명령 떨어진 호반건설·삼라…규제완화 목소리도

방통위, 제28차 위원회서 의결
현행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신규 지정에
광주방송·울산방송 지분 처분 필요
"자산총액 10조 기준 완화" 주장도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지상파방송사 소유 제한 규정을 위반한 호반건설과 삼라가 각각 광주방송과 울산방송 지분을 처분하라는 방송통신위원회 시정 명령을 받았다. 다만, 규정 위반 자산총액 기준인 10조원이 지나치게 낮다며 고시 개정을 통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방통위, 현행 규정 따라 2곳에 시정명령

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제28차 위원회를 열고 이 같이 의결했다. 방통위는 대상 기업이 지상파 소유제한 규정 위반 시 6개월 이내 기간을 정해 위반사항 시정을 명할 수 있다.

호반건설과 삼라는 지난 5월 초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지상파방송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한 방송법을 위반하게 됐다. 당초 호반건설과 특수관계자는 광주방송 주식 39.59%를 보유했으며, 삼라는 울산방송 주식 30.0%를 보유하고 있었다.

현행 방송법 제8조제3항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은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주식 또는 지분 총수의 100분의10을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또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4조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상태를 해소해야 한다.

방통위는 매수자를 찾고 있는 삼라에 연내인 12월 31일까지 울산방송 주식을 처분하는 등 위반 상태를 시정하도록 했다. 호반건설에는 광주방송의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시정 명령을 유예했다. 현재 방통위는 광주방송 새 매수인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신청서를 처리 중이다.

"자산총액 10조 규제 기준 현실화 필요"

이번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는 출자제한 기준인 10조원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또 한번 제기됐다. 피심인 신분으로 출석한 삼라 관계자는 "처분 원인과 사실관계, 위반사항에는 이견이 없으나 국가경제 발전상황을 고려해 10조원의 기준이 상향되길 바란다"며 "방송분야 경쟁력 제고 위한 소유제한 관련 규제개선과 시정명령 유예 등의 선처를 구한다"고 밝혔다.

김효재 방통위 상임위원도 "지금의 필요나 경제 규모 등을 볼 때 언제까지 기준을 10조원으로 할 것이냐"며 "방통위가 10조 제한이 맞는지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고시 등을 통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일반 기업 중 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회사 자산총액이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2008년 당시 17개였으나 2020년 5월 기준 40개로 늘었다.

김우석 지상파방송정책과 과장은 "규제 완화 방법 문제인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재계 순위나 공정위 고시 방법에 따른 법 등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도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 검토할 사항들이 있다"고 답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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