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기자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해커조직이 최근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침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RNC는 미국 공화당의 정책, 조직 운영, 모금, 선거전략 등을 총괄 지휘하는 본부로 정보유출 등 피해가 확인된다면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같이 전하며 공격 배후에 러시아 정보당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해커조직 '코지 베어'(Cozy Bear)의 조직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해커들이 RNC에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가운데 한 곳인 시넥스(Synnex)사를 통해 사이버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침투 사건은 최근 발생한 랜섬웨어 공격 사태와 맞물려 이뤄졌다며 해커조직이 RNC 내부 전산망에 침투를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일 러시아의 민간 해커조직 레빌은 세계 각국의 1500개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랜섬웨어 공격을 했으며 데이터 복구 조건으로 가상화폐 7000만달러(약 790억원)를 요구했다.
RNC 대변인은 "이번 공격에서 공화당 내부 시스템이 직접적으로 노출되거나 정보가 유출된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며 "현재 이 사안을 조사 중이며 연방수사국(FBI)에도 수사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코지 베어는 2016년 대선 당시에도 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서버에도 침투한 전력이 있으며 지난해 말 미 정부기관과 기업들을 상대로 이뤄진 대규모 해킹 공격인 솔라윈즈 사태에도 연루된 조직이다.
앞서 미 최대 송유관 업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과 세계 최대 정육업체 중 한 곳인 JBA SA가 최근 러시아 기반 해커조직으로부터 랜섬웨어 공격을 받으며 미 정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 때 이같은 우려를 전달하며 미국을 상대로 한 사이버 공격이 계속될 경우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랜섬웨어 공격에 이어 미 주요 정당까지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이버 안보를 둘러싼 미·러 간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이버보안 업체 파이어아이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어진 랜섬웨어 공격에 따른 혼란을 틈타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해커들의 공격도 더 많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 주에 열릴 미·러 양국 고위 당국자 간 회담에서 최근 발생한 해킹 공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