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이도 해킹 당했다… KF-21 설계도 빠져나갔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한국형 전투기(KF-21) 보라매를 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해킹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방위사업청은 조사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배후 세력 등에 대해서 답변을 거부하고 있지만 지난달에 KAI가 해킹 당한 사실은 인정했다”면서 “현재 국정원 등 관계기관에서 합동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번 KAI를 해킹한 세력이 지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조선해양을 해킹한 세력과 동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 의원은 원자력연구원의 사이버 침해 신고서를 공개하면서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인 ‘김수키’를 공격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현재 국정원은 대대적으로 특별점검에 나서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국가 기반시설을 노린 사이버 공격이 잇달아 발생하며 해킹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정보당국은 대우조선해양과 KAI를 노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하고 있는 잠수함과 KAI에서 생산하고 있는 KF-21 설계도면을 노렸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우리 군이 최초로 독자 설계하고 건조한 3000t급 잠수함 1번함(도산안창호함)을 건조하고 있다. 도산안창호함은 우리 군의 북한 미사일 억지력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국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지상사출 시험을 마친 군 당국은 올해 수중사출 시험을 마무리한 뒤 SLBM 6기를 도산안창호함에 탑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SLBM은 이른바 현무 4-4로 불린다.

특히 대우조선은 2016년 4월·8월에 해킹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이때 잠수함, 이지스함, 차기호위함, 수상함구조함 설게도 및 건조기술, 무기체계 자료 등 60여건의 군사기밀이 유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KF-21 시제기 출고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시제기(試製機)란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앞서 시험 제작한 항공기를 뜻한다. 현재 4호기까지 개발 완료된 KF-X 시제기는 이날 출고식 이후 필수 성능 테스트와 2022년 시험비행 과정을 거쳐 2020년대 중반 순차적으로 전력화될 예정이다. 군은 2032년까지 120대를 실전 배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다목적 미들급 전투기로 설계된 KF-X는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로 전투기 핵심 부품을 우리 기술로 자체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EO TGP) ▲전자파 방해장비(RF 재머) 등 항공전자 장비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향후 최종 시험비행까지 완료되면 한국은 미국·러시아·중국·프랑스·일본·스웨덴·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인도·대만에 이어 세계 13번째 자국산 전투기 개발국가 반열에 오르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원자력잠수함 계획을 공식발표하고 항공전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북한 해킹 그룹은 국내 방산기업 기술 탈취를 위해 앞으로도 해킹을 계속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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