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정부가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을 하루 앞두고 아프간에 얀센 백신 300만회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가니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와 이에 따른 탈레반의 공세 강화에 대한 미국의 대책을 호소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미국의 지원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먼저 방미선물로 백신이 주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을 통해 "아프간에 얀센백신 300만회분을 지원할 것"이라며 "다음주 중 얀센 백신이 수송될 것이며, 산소와 의료용품 등도 함께 지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프간에 지원되는 300만회분의 백신은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1일 밝힌 국제사회에 지원키로 한 5500만회분 중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프간 백신지원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 하루 전에 발표됐다.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지원의지가 강함을 과시하기 위한 방미선물로 풀이된다. 가니 대통령은 25일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과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과정 및 이후의 안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은 현재 미군 철군이 절반 이상 이뤄진 가운데 탈레반의 공세가 심화되며 정부군이 수세로 몰리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데보라 라이언스 유엔 아프간 특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출석해 "지난 5월 이후 아프간의 370개 지구 중 50개 이상이 탈레반에게 함락됐다"며 "탈레반의 최근 진출이 더욱 현저해지고 있으며, 이는 강화되는 군사작전의 결과"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날 미 정보당국도 미군 철군이 완료된 후 6개월 내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간 철군을 늦출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전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 예산청문회에 출석해 "아프간 군 병력과 경찰력은 30만명 이상이며 그들 국가를 방어하는 건 그들의 직무"라며 미군 철수가 예정대로 계속 진행될 것임을 밝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