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파운드리 증설 3가지 시나리오

청주공장 설비투자 확대
국내외업체 M&A 가능성
고객사와 신규업체 공동투자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구체적인 증설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설, 국내외 업체 인수합병(M&A), 신규 파운드리 업체 설립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국내 공장 증설 또는 국내 파운드리 업체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발표 보고대회’에서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안정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증설, M&A까지 고려해 현재 두 배 수준의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능력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이천·청주 공장에 110조원, 2025년 이후 10년간 용인 클러스터에 120조원의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번 파운드리 생산 능력 확대는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는 국내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며 국내 팹리스 업체의 생산·개발을 돕는 차원으로 SK그룹이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이제 초점은 SK하이닉스가 어떤 방식으로 설비 투자를 늘릴 것인가에 맞춰진다. 가장 쉬운 방법은 국내 공장 설비 투자를 늘리는 방법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청주 공장에 있는 생산 설비를 중국 우시 공장으로 이전하고 있다. 8인치 수요가 있는 현지 공장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한 차원인데 이번 정책 방향에 맞춰 SK하이닉스가 국내 팹리스와 협력을 강화한다면 국내 고객사에 맞는 생산 공장을 추가로 늘릴 필요가 있다. 따라서 청주 공장이 증설 후보군에 오를 수 있다.

국내 또는 해외 반도체 업체를 인수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키파운드리,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 업체나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 등 해외 업체들이 후보군이다. 다만 국내 팹리스와 협력 강화 기조를 감안하면 해외 업체 인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앞서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지분투자, 인텔 낸드사업 인수 등 굵직한 M&A를 단행해왔다. SK그룹이 최근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함께 ‘M&A 전문가’ 박정호 부회장을 SK하이닉스 대표이사에 임명했다는 점도 M&A의 사전 작업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업계 일각에선 고객사들의 공동 투자로 신규 파운드리 업체 설립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차량용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의 경우 도요타, 닛산, 캐논 등 주요 고객사가 출자해 설립한 민관 펀드가 대주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국내 대기업들이 하나로 뜻을 모아 투자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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