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차익실현 쏟아내도 '체력 강해진' 코스피 상승장 베팅…다시 보는 성장주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코스피가 신기록을 세우며 상승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도 물량으로 변동성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더 쏟아지더라도 국내 증시의 체력이 강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변동성을 이겨내고 기업의 이익 개선을 동력으로 상승장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5.86포인트(0.18%) 오른 3177.52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1564억원을 순매도하며 이틀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전날에는 하루만에 1조428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이 개장한 이래 여섯번째로 많은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 순매도가 차익실현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출회됐던 시기는 악재 또는 수급 이슈가 나타났는데, 21일의 경우 코스피가 4월 들어 15거래일 중 13일 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는 것.

최유준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후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며 "4월 들어 코스피가 15거래일 중 13일이나 상승하며 다시 신고가에 근접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월11일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고치인 3266.23을 기록하자,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 이틀간 1조3365억원이 순매도됐다.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더 쏟아질 수 있지만, 코스피는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최 연구원은 "신고가 경신 후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 출회는 1월에도 경험했지만 그때와는 달리 현재는 상승장 동력이 주가수익비율(PER) 상승이 아닌 이익 증가 덕에 이어지고 있다"면서 "증시의 체력이 더 강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코스피의 변동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에는 상장사들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지는 추세였다면, 최근에는 기업의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외국인은 차익실현을 이어가면서도 성장주 중심으로 장바구니를 구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22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텔레콤(3435억원), 삼성전자(3120억원), 포스코(POSCO, 2297억원), LG화학(1485억원) 등이다. 반도체·2차전지 등 대형 성장주를 향한 외국인의 러브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선호를 받는 반도체, 배터리 등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지속한다"고 진단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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